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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NO 실무 OK’ 인재채용 바뀐다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1.02 22:21

수정 2009.11.02 22:21



과거 시험성적에 크게 의존하던 대기업의 인재채용 방식이 실무형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GS 등 국내 대기업들의 채용 과정에서 실무면접, 인성검사, 현장면접 등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과정들이 대폭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과거 영어점수나 학점, 각종 시험성적, 자격증 개수 등을 중시하던 풍토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채용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채용제도를 실무형 위주로 손질했다. 그동안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만으로 인턴을 선발해왔지만 하반기부터는 ‘SSAT 및 면접’으로 선발키로 했다. 정규직 공채의 경우 면접 시간을 기존 1인당 35분에서 1시간으로 확대했다.
이 외에도 실습기간을 현행보다 2배 이상 확대해 8∼9주짜리 실습 프로그램으로 개선키로 했다. 올 상반기 2100여명을 채용한 삼성은 하반기 44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하반기에 3300명을 채용하는 현대·기아차는 창의적인 자기소개서와 직군별 실무면접을 중시한다. 자기소개서에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심과 각자의 창의력을 평가한다. 면접 과정에서의 질문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견해에 집중된다. 특히 토론면접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세계시장에서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지원자의 적극적이면서 패기 있는 자세 등이 중시된다.

LG도 올해 인턴 채용에 있어 혁신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LG는 올해 선발한 인턴사원 676명 중 84%를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하는 파격적인 채용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는 특히 인턴사원들에게 실무 위주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해 입사시 부서에서 곧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LG전자는 인턴사원들에게 해외 시장 조사 업무를 맡겼다. LG화학의 경우 인턴사원을 대상으로 사업본부 연수, 현장실습 등 4주짜리 교육을 진행했다.이외에 LG디스플레이도 인턴사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실무교육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LG그룹은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2600명을 채용한다.

SK그룹는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를 통해 6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SK그룹은 학점이나 영어점수보다는 자체적으로 만든 종합적성검사에 더욱 비중을 둔다. 종합적성검사는 적성검사와 인성검사로 이뤄져 있다. 적성검사에서는 어휘력, 언어능력, 창의력 등을 측정하고 인성검사는 ‘SK인’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인간성, 사회 적응력 등을 평가한다. 이와 함께 영어면접을 세분화해 외국어 능력을 심층적으로 검증한다.

GS그룹 역시 전략적 사고와 실행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정립하고 입사지원서 작성시 자기소개서 항목에 인재상에 비추어 지원자 스스로가 회사에 적합한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추가했다. 별도로 조직가치 부합도 테스트를 통해 지원자의 실무능력을 측정한다.

포스코는 ‘통섭형 인재’를 선호한다. 포스코가 말하는 ‘통섭’이란 자기 분야 이외의 타 부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전공분야만 알아서는 실무에 적응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포스코는 신입사원 채용에 앞서 대학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일정 규모의 인원을 채용하고 재학 중에는 문·이과 교차과목을 학습케 하며 방학기간 중에는 제철소에서 철강공정 및 제품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식품회사인 SPC그룹은 미각을 테스트하는 '장금이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장금이 면접'은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의 절대미각을 빗댄 관능 면접으로 식품 전문회사라는 특성에 맞게 직원 모두가 맛과 향에 대한 감각을 갖춰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부터 맛 구별 능력을 측정하는 테스트다.

또한 SPC그룹은 창의력 평가를 위한 디자인 감각 테스트도 2009년 상반기부터 함께 실시하고 있다.


SPC그룹 채용 담당자는 "맛과 향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식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업무에 대한 몰입도가 높고 이러한 집중 태도는 자연스럽게 업무 성과로 이어진다"며 "SPC그룹은 식품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창의성과 도전 정신, 원칙 준수, 열정을 가진 인재 채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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