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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옴니아’ 왜 비싼가 했더니..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28 22:45

수정 2009.12.28 22:45



연말 스마트폰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옴니아2’ 3형제 중 KT에서 판매하는 ‘쇼옴니아’가 SK텔레콤의 ‘T옴니아’나 LG텔레콤의 ‘오즈 옴니아’보다 16만원이나 비싼 값에 팔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각각 월 4만5000원짜리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면 옴니아2를 24만원에 판매하는데 KT는 똑같은 정액요금제에 가입해도 40만5900원이나 줘야 옴니아2를 손에 쥘 수 있다는 것이다.

동일 모델 휴대폰이 서로 다른 이동전화회사를 통해 유통되면서 4만∼5만원가량 가격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가격 차이가 크게 난 일은 없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옴니아2’ 3형제 중 ‘쇼 옴니아’가 유독 비싼 이유는 삼성전자가 휴대폰 판매를 위해 지급하는 제조사 보조금을 유독 KT에만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 당 92만원 선에 이동통신 회사에 공급되는 ‘옴니아2’는 이동통신회사가 50만원 정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삼성전자와 대리점 등에서 보조금을 더 얹어 24만원 선에 팔린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KT에 보조금을 주지 않기 때문에 ‘쇼옴니아’가 다른 ‘옴니아2’보다 비싸게 팔린다는 말이다.


삼성전자가 유독 ‘쇼옴니아’를 차별하는 건 아이폰과 불편한 관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KT가 애플의 아이폰을 들여와 대대적인 마케팅을 쏟아붓는데다 이 과정에서 일부 KT 직원들이 “옴니아2보다는 아이폰이 월등한 휴대폰”이라며 홍보를 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불편한 심정 때문에 삼성전자는 최근 옴니아2 신문광고에서 ‘쇼옴니아’만 애칭을 쓰지 않고 일반인들은 알아보기도 어려운 모델명 ‘M8400’만 표시하기도 했다. 쇼옴니아 포장 박스에서도 제품명만 표기하는 등 삼총사에서 쇼옴니아를 떼어놓고 있는 상황.

‘쇼옴니아’는 다른 옴니아2 제품과 달리 와이브로(휴대인터넷)망으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KT가 삼성전자의 기본 사용자 환경(UI) 대신 자체 UI를 별도로 적용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의 기대주로 공을 들였다. 그러나 ‘쇼옴니아’를 띄우려던 KT의 전략은 삼성전자의 견제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KT가 아이폰 때문에 감정싸움을 하느라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사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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