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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미국·러시아 우주복

이재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08 17:37

수정 2009.03.08 17:37



우주인들이 입는 우주복은 우주선 내에서 입는 ‘선내 우주복’과 우주 유영을 위해 입는 ‘우주 유영복’으로 나뉜다. 이 중 선내 우주복은 우주선이 이륙과 귀환 시 불의의 사고로 인해 우주선 내부의 기압이 떨어질 때 우주인을 보호하기 위해 제작됐다. 그럼 우주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복은 어떻게 다른가.

먼저 러시아 우주복인 ‘소콜 KV-2’는 우주인의 체형에 따라 맞춤 제작된다. 보통 우주로 나가면 우주인의 신체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아 2∼3㎝ 정도 키가 커진다. 따라서 우주복은 우주인의 신체보다 조금 크게 제작된다.

소콜 KV-2의 내피는 고무를 입힌 신축성 소재인 ‘카프론(Capron)’으로 제작돼 외부 압력의 변화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하며 외피는 화염으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할 수 있도록 ‘레브산(Lavsan)’ ‘닥론(Dacron)’ 등을 쓴다.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든 헬멧은 통째로 만들어져 우주복에 부착된다. 우주인은 이 투명 플라스틱 헬멧을 내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로 비행하며 우주복 내부에서의 통신을 할 수 있다.

소콜 KV-2에는 생존과 통신을 위해 2개의 케이블과 2개의 튜브가 붙어 있다. 케이블은 우주인의 생체 신호와 몸 상태를 전송하기 위한 데이터 전송 케이블과 통신을 위한 케이블로 나뉜다. 튜브는 우주복 내부의 환기를 위한 환기 튜브와 우주인에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공기 튜브 등 2가지로 돼있다.

소콜 KV-2 우주복의 가슴 부위에는 우주복 내부의 압력을 조정할 수 있는 압력 조절기가 부착돼 있는데 정상기압(1기압)보다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 최대 30시간, 1기압보다 더 낮은 압력이 가해지면 최대 2시간 동안 압력 유지가 가능하다. 무게는 8.8∼10㎏ 내외다.

미국의 선내 우주복인 ‘ACES(Advanced Crew Escape Suit)’는 소콜 KV-2의 기능과 성능보다 조금 더 복잡하다. 소유스 우주선을 운영하는 러시아와 달리 미국은 우주 왕복선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ACES의 기본적인 기능은 소콜 KV-2와 동일하지만 형태와 색상, 우주복에 부착된 물품들은 러시아와 다르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헬멧 우주복이 일체형인 소콜 KV-2에 비해 ACES는 헬멧과 우주복이 분리된 형태라는 것. 색상도 소콜은 청색이 들어간 하얀색, ACES는 오렌지 색이다.

우주복에 장착된 물품의 경우 소콜은 우주복을 입고 뒤를 보기 힘들기 때문에 뒤를 볼 수 있는 거울과 수납을 위한 몇 개의 주머니가 전부다. 하지만 ACES는 우주복의 앞 뒷면에 우주선에서 비상 탈출 시 생존을 위한 다양한 물품들이 수납돼 있다.
우주복 앞면엔 무전기와 신호킷, 나이프, 비상조명, 고체연료 등과 같은 서바이벌 키트가 들어 있다. 뒷면엔 우주 왕복선에서 비상 탈출을 위한 낙하산과 1인용 고무보트, 신호킷, 비상식량, 식수 등 비상 착륙할 때를 대비한 생존 장비가 수납돼 있다.
이 때문에 선내 우주복의 무게 또한 소콜에 비해 25㎏ 정도 더 무겁다.

(글: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자료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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