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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 기생충 다시 늘고 있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7 05:25

수정 2010.02.16 22:49

1970년대 가난한 시절에 유행하던 ‘장내 기생충’이 다시 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이준행 교수팀은 2000∼2006년 건강검진을 처음 받은 7만8073명(평균 나이 49.4세)을 대상으로 분변 내 기생충 양성률을 조사한 결과 2000년 2.51%에서 2.63%, 3.56%, 4.04%, 4.48%, 3.94%, 2006년 4.45% 등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다고 16일 밝혔다.

7년치 전체를 놓고 보면 기생충 유병률이 1년에 평균 1.15배씩 증가한 셈이다.

대변 검사에서 발견된 기생충은 회충, 편충, 간흡충, 요코가와흡충, 광열열두조충, 왜소아메바, 대장아메바, 람블편모충, 이질아메바 등 총 9종으로 분석됐다.

눈에 띄게 늘어난 기생충은 흡충에 속하는 간흡충과 원충인 왜소아메바였다.

간흡충의 경우 양성률이 2000년 0.45%에서 2006년 1.4%로 크게 늘었으며 왜소아메바도 2000년 1.23%에서 2005년 2.29%로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간흡충이 증가한 것은 기생충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데다 감염원인 참붕어, 모래무지 등 담수어를 생식하거나 덜 익혀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먹는 구충제도 주로 장내 선충에만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왜소아메바는 분변이나 사람 간 접촉, 오염된 식수 등을 통해 감염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토양매개성 기생충으로 잘 알려진 회충의 경우 2000년에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지만 2006년에는 0.01%의 양성률을 보였다. 편충도 0.01%에서 0.72%의 양성률을 보였지만 편차가 크지는 않았다.

지역별 기생충 양성률은 부산·울산·경남 지역 거주자가 2000년(3.63%)을 제외하고 매년 최고수치(6.15∼10.41%)를 나타냈다.
서울과 인천, 경기, 대구, 경북 지역도 기생충 양성률이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생충 감염을 과거의 질병으로 생각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과거에는 중요시하지 않던 기생충 감염이 늘고 있다”며 “간흡층과 왜소아메바 등 치료를 필요로 하는 기생충 질환 예방을 위한 대국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대한내과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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