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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논란 PC 재질 젖병 내달부터 제조·판매·수입금지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17 12:00

수정 2012.06.17 11:34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의 유아용 젖병이 다음달 3일부터 제조·판매·수입금지된다. PC의 원료인 비스페놀A(BPA)가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키는 환경호르몬으로 추정돼 유아건강에 유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유아용 젖병의 가격·품질을 평가한 녹색소비자연대도 "PC재질의 유아용 젖병을 사용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 첨가물기준과의 관계자는 "PC재질 젖병이 다음달 2일까지 판매, 수입, 제조가능하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3월 행정예고를 거쳐 10월 고시된 '유아용 젖병 제조시 BPA 사용금지' 내용을 담은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이 다음달 3일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BPA는 플라스틱인 PC의 원료다.
PC는 열이나 충격에 비교적 잘 견디고 전기가 잘 통하지 않으며 가볍고 투명한 특성 때문에 전기부품이나 기계부품에도 많이 쓰인다.

문제는 BPA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산성물질이나 높은 온도를 만나면 미량의 BPA가 녹아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PA를 '환경호르몬 추정 물질'로 본다. 명백히 환경호르몬이라는 근거는 부족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BPA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정자 수의 감소나 남성의 여성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아주 적은 양이더라도 신경 발달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플라스틱을 만들 때 넣을 수 있는 BPA의 양을 정해놨다. 그런데 최근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등에서 젖병에는 아예 BPA를 쓸 수 없도록 규제하기 시작했다. 식약청도 올해부터 BPA 함유 젖병의 제조·수입·판매를 제한하겠다고 지난해 3월 발표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유아용 젖병을 평가한 녹색소비자연대도 "PC재질의 유아용 젖병을 사용하지 말 것을 조언한다"고 17일 말했다. 녹색소비자연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젖병 23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시험·평가하고, 그립감, 디자인, 세척용이성, 제품설명도, 부속품 교환의 용이성, 배앓이·중이염 방지 등에 대한 소비자 비교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제품 모두 중금속, 니트로사민류, 비스페놀A 등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녹색소비자연대 시민권리센터의 박인례 공동대표는 "PC재질의 젖병을 오랜 시간, 고온 소독하거나 사용 중 젖병 내부에 흠집이 날 경우 BPA가 용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대상 가운데 PC 재질의 젖병은 CEO나노와이드은젖병(CEO베이비·국산), 피터래빗은나노젖병(아리베이비·국산), 쭈쭈베이비팬시PC젖병(쭈쭈베이비·일본산), 누비 와이드넥 노스필 젖병(러브앤케어·미국산), 바비실 실보틀 실리콘젖병(해피랜드·영국산) 등 6종이다.

박 대표는 PC재질 젖병 내부에 흠집이 나지 않게 주의하고, 매우 뜨거운 물에 열탕소독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또한 최대 6개월 정도로 젖병을 자주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녹색소비자연대는 닥터브라운PES젖병, 아벤트 BPA프리 PES젖병, 유피스 쇼콜라 PPSU젖병 등 3개 제품을 추천제품으로 선정했다.
동일한 제품(유피스 쇼콜라 PPSU 젖병)이라 하더라도 판매처별(백화점, 대형마트, 유아용품 판매처, 인터넷쇼핑몰)로 가격차가 최대 1.5배까지 났으며 인터넷쇼핑몰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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