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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곳 없는 2030, 쉴 수 없는 5060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7 17:25

수정 2014.10.24 21:28

일할 곳 없는 2030, 쉴 수 없는 5060

산업현장의 고용인력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가 1차 원인이다. 하지만 경제 성장이 부진해지면서 20~30대 젊은층이 찾는 양질의 일자리는 늘지 않는 대신 50~60대의 생계형 취업이 증가하면서 이들이 고용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 50~60대 이상이 전체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20~30대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고연령층이 안정적인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중장기적 교육 시스템, 현장에서의 차별·소외를 막는 유연한 문화 정착, 양질의 고용정보서비스 등을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3년 당시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20~30대 비중은 47.5%에서 지난해 37.1%로 급격히 줄었다.

반면 이 기간 50대 이상 비중은 24%에서 35.5%로 늘었다.

실제로 취업자 숫자도 10년 새 20~30대는 1052만명에서 936만명으로 축소됐지만 50대 이상은 532만명에서 957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들어선 6월 현재 50대 이상 비중이 37%로 20~30대(36.2%)를 앞질렀다. 취업자 역시 957만명(50~60대)대 937만명(20~30대)으로 고연령층이 역시 많다.

이처럼 노동시장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50대 이상 인구의 절대 증가, 조기퇴직, 고령층의 사회안전망 부실 등으로 산업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남편의 소득감소에 따른 중년 여성의 구직활동 증가도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기재부도 이번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하면서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25~49세의 핵심 생산인구 비중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경제활력을 막고 있다고 판단했다.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의 진행속도는 한국이 26년으로 일본(36년), 미국(94년), 프랑스(154년)보다 월등히 빠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ㅋ획재정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저성장의 함정'을 경고하면서 "불과 2~3년 후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등 성장 잠재력 저하가 눈앞의 문제로 닥쳐오고 있는 상황에서 저성장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 3704만명을 정점으로 점점 줄어 2060년에는 2187만명까지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낮은 출산율이 근본 원인이다.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출산율은 여성 1명당 1.19명으로 독일(1.36명), 일본(1.39명), 미국(1.89명), 영국(1.97명) 등보다 현저하게 낮다. 저출산→생산가능인구 감소→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산 현장은 중장년층이 점점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 금재호 선임연구위원은 "중장년층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직업훈련이 가장 절실하다"면서 "또 정부 및 민간의 고용정보서비스를 이들이 활용해 구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또 일자리를 찾는 과정이나 생산 현장에서 나이가 많다고 차별하지 않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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