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연이은 야권연대 7·30 재보선 판세 흔드나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4 17:50

수정 2014.10.24 22:33

7.30 재·보선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전격 사퇴 선언을 하면서 재·보선 판세가 요동을 칠 전망이다.

기 후보가 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직을 사퇴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동작을 야권 후보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됐다. 동작을에 이어 수원정에서도 정의당 천호선 후보가 사퇴선언을 하면서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로 단일화를 이루는 등 야권연대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잇단 야권단일화 성사로 야권 전패로 기울었던 재·보선 판세도 팽팽한 접전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동작을 경쟁구도 원점에서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동작을 경쟁구도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 간 2파전으로 재편됐다. 사실상 동작을 선거 판세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 형국이다.

야권연대가 전격 성사된 것은 나 후보를 대상으로 야권 후보가 둘로 분열될 경우 필패한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다만 노회찬 후보와 기동민 후보 가운데 노 후보로 후보단일화를 이룬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새정치연합의 조직적 지지를 등에 업을 경우 기 후보의 선전이 예상되지만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독주를 뛰어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작을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 공천파동을 낳으면서 동작을 유권자의 표심도 이탈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면서 표 확장성의 한계를 절감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노회찬 후보의 경우 대중적 인지도가 기 후보에 비해 높은 데다 통합진보당과 노동당 후보까지 포용할 수 있는 표 확장성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점도 노 후보로 단일화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동작을 야권단일화 시너지효과가 한계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나 후보의 인물론이 여전히 탄력을 받고 있는 데다 야권이 동작을 후보 선정 과정에 지역일꾼론을 배제한 채 고공정치 행태를 보이면서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단일화 효과는 지도부 책임론 문제에도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단 이번 재·보선 주요 접전지에서 야권 전패라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사태의 심각성을 절감한 야당 후보와 당 지도부가 막판 판세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작을 후보 선정에 오락가락한 당 지도부가 이 지역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이 거세지면서 선거 이후 조기전대설이 급속도로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점도 계산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후보 단일화로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노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해도 당 지도부의 책임론은 어떤 방식으로든 제기될 것이란 분석이다.

■야권연대 도미노 파급효과 예고

당장 동작을에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후보 간 단일화가 성사된 가운데 곧바로 통합진보당 후보가 노동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사퇴선언을 했다. 앞으로 노 후보와 나머지 진보정당 간 야권단일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야권 후보들이 난립한 주요 격전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수원정이 대표적이다.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가 주도권을 잡아가기 위해선 같은 지역에 출마한 정의당 천호선 후보와의 야권연대가 절실하다. 이에 천 후보가 이날 동작을 후보 단일화에 화답하듯 전격 사퇴를 선언하며 수원정도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로 단일화를 이뤘다. 새정치연합이 동작을에서 정의당의 노 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한 만큼 수원정에서는 정의당 천호선 후보가 박광온 후보를 지지하는 선에서 균형을 맞춘 셈이다.

새정치연합 입장에서 빨간불이 켜진 순천·곡성 지역에도 야권연대 상황이 연출될지 주목된다. 물론 이 지역은 무소속 후보와 통합진보당 후보가 출마한 상황이어서 당대당 야권연대는 불가능하지만 후발주자들이 자진사퇴를 통해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간접 지지하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여권 쏠림에서 여야 접전으로

동작을에서 촉발된 야권연대가 전반적인 판세를 뒤집을지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일단 서울 동작을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 총 6개 선거구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정치연합이 단 한 곳도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와 당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경기 팽택을과 수원병에서 그나마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지난 총선과 대선처럼 보수층이 결집할 경우 판이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여야 후보 간 지지율은 1∼4%포인트 수준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남은 기간에 판세를 가늠하긴 무리다.

야권단일화가 야권 전패라는 불안감을 희석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당은 야권단일화를 정치야합이라는 논리로 공세 수위를 높여간다는 복안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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