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7·30 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경기 수원병 새누리당 김용남 vs. 새정치연합 손학규

김영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8 17:25

수정 2014.10.24 20:58

[7·30 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경기 수원병 새누리당 김용남 vs. 새정치연합 손학규


7·30 재·보궐선거 수원 팔달구(수원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28일 수원시 우만동 우만주공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 수원 팔달구(수원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28일 수원시 우만동 우만주공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 '초박빙 전망' 지지층 결집 총력

【 수원(경기)=조지민 기자】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말끔한 차림새의 수원병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는 28일 아침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투표 이틀 전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선거 막판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듯 화서역 출구 앞 횡단보도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와 나란히 서서 시민들에게 앞다퉈 악수를 청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웃는 낯으로 현장을 누비던 김 후보는 붉은 색 넥타이를 동여매고 다부진 표정을 지으며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 섰다. 그는 기자회견을 갖고 광교와 호매실 구간을 잇는 신분당선을 2019년 조기 완공하겠다는 내용의 핵심 교통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 서수원시외버스터미널 부근 서수원역을 신설하고 노후된 화서역사를 현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을 교통난 해결방안으로 제시해 부동표와 흔들리는 민심을 부여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사업비가 9075억원에 이를 정도로 국회, 중앙정부, 지자체의 지원을 모두 받아야 하는 만큼 힘 있는 여당 후보가 아니면 해낼 수 없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후보는 "수원에서는 교통 문제가 시민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 광역버스 좌석난 등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원 서부권과 서울 강남권을 잇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을 조기 완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 팔달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역구였다. 선거전 초반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질 정도로 김 후보의 수월한 승리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선거가 종반에 이를수록 대선후보 경륜을 갖춘 손 후보의 맹추격으로 판세는 2~3% 차이의 초박빙 승부가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 70대 시민은 "이곳은 항상 새누리당을 지지했던 곳이다. 정부가 하는 일마다 발목을 붙잡는 야당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후보는 박빙 승부를 예상하면서도 자신에 찬 표정을 잃지 않았다. 선거 막판 야권후보 단일화와 본인의 재산 축소 신고와 관련해 부착된 선관위 공고문에 대해서도 실수를 인정하지만 승패를 가를 중요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김 후보는 "선관위가 허위신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공고를 붙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려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미래와 성장 가능성 부분을 보고 시민들이 판단할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상대 후보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gmin@fnnews.com

7.30 재보궐선거 수원 팔달구(수원병)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28일 화서역 앞에서 수원 시민들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7.30 재보궐선거 수원 팔달구(수원병)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가 28일 화서역 앞에서 수원 시민들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손학규 새정치연합 후보, 여권 텃밭서 높은 인지도로 승부

【 수원(경기)=김영선 기자·이병훈 수습기자】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역구이자 여권 텃밭으로 불리는 수원 팔달구(수원병)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상임고문인 손학규 후보의 '네임브랜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선거를 이틀 앞둔 28일 손 후보는 화서역 1번출구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만나는 일정으로 막바지 유세를 시작했다. 당에서 지급한 파란 운동화를 선거운동 기간 내내 착용했다는 손 후보는 이날도 운동화 끈을 동여매고 수원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손 후보는 "선거가 48시간도 남지 않은 지금 10분도 아깝다"며 아침밥도 거르고 일정을 추가, 한 명의 시민이라도 더 만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민주정의당부터 시작해 새누리당까지 근 50년간 보수정당이 잡았던 수원병에서 손 후보는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 셈이다. 캠프 관계자는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와 손 후보의 싸움을 '다윗과 골리앗'으로 비유하는데 되레 우리가 다윗"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 선거운동을 막 시작했을 때만 해도 수원병 시민들은 "후보는 괜찮은데 당이 싫다"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한 시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싫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못한 것도 있지만 이 당은 무조건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김 후보에 대한 남 지사 측 '잠행지원'도 상당해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해당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분위기는 호전됐다. '손학규'란 네임밸류와 경기지사 시절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반전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 '사무실에 표 없다'는 캠프 내 현수막 문구처럼 캠프에는 얼씬도 안 한다는 손 후보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현장을 누볐고, 이 때문에 유세에서도 다수의 사람들이 손 후보를 알아보고 먼저 와서 악수하거나 손 후보의 팬을 자청하며 당선을 기원하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됐다. 캠프 내부적으로 돌리는 여론조사에서도 손 후보가 김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고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국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분위기는) 잘 모르겠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손 후보의 선거를 돕는 김미경 수원시의원은 "큰 정치인임에도 진정성 있게 임하는 모습에 교훈을 얻었다"며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 측은 김 후보의 재산 축소 의혹이 막판 여론몰이에 한 몫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후보는 농지 및 건물 등 재산 5억여원을 축소·누락 신고했다는 사실로 전날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해당 내용의 공고문을 투표장에 붙일 것을 명령받았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재선거를 치를 수도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ys8584@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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