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7·30 재보선] 與 정국 주도권 회복.. 野 김·안 공동체제 최대 위기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30 23:39

수정 2014.10.24 19:42

[7·30 재보선] 與 정국 주도권 회복.. 野 김·안 공동체제 최대 위기

[7·30 재보선] 與 정국 주도권 회복.. 野 김·안 공동체제 최대 위기

7·30 재·보궐선거에서 여야 간 피말리는 접전의 연속 끝에 새누리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유력 대선 후보인 손학규 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모두 패배하는 등 주요 접전지에서 새누리당에 밀리면서 야당 내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선거 초반 새누리당의 승리가 예견됐지만 선거 후반 들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간 야권 연대가 극적으로 성사된 데 이어 세월호 참사 관련 유병언 회장의 시신 발견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야권으로 판세가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막판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새누리당의 승리로 선거의 대미를 장식했다. 유권자는 야당이 주장한 세월호 참사 관련 박근혜정부 심판론 대신 여당이 주장한 국정안정을 선택한 셈이다.

■국정안정 선택한 표심

투표 당일까지 이번 재·보선 투표 향방과 관련, 여당과 야당이 각각 8대 7 혹은 7대 8의 박빙 승부를 펼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황금분할'은 30일 오후 10시를 넘어가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 정국이 당락을 가르는 핵심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과 달리 유권자는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여야는 무승부를 이룬 바 있다. 당시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일각에선 사실상 야당의 승리였다고 평가한 반면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 호재를 살리지 못한 채 인천시장과 경기도지사 자리를 내줬다는 점이 집중 부각되면서 여당의 승리였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약 두달 뒤 실시된 7·30 재·보선 역시 세월호 정국이 핵심 변수로 작용한 가운데 여당이 결국 승기를 잡으면 사실상 두번에 걸쳐 실시된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박근혜정부 무능 심판론 대신 국정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현·나경원 당선 최대 이변

이번 재·보선 성패의 상징성을 가진 서울 동작을과 전남 순천·곡성에서도 이변이 벌어졌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거둔 이정현 후보의 승리는 한국정치 역사에 한 페이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야당의 대표적 텃밭인 호남에서 여당 후보가 출마해 당선되는 이례적인 사건을 낳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곡성에서뿐만 아니라 순천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여당 소속인 이 후보의 호남 입성에 따라 지역갈등 구도로 구태 정당정치로 낙인 찍혔던 국내 정당사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야권 연대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따돌리며 동작을 지역구를 수성했다. 당초 노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통해 야권으로 기세가 쏠릴 것으로 전망됐으나 야권 연대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하에 그치면서 나 후보가 중앙정치로 재귀환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벨트 등 격전지 '희비 교차'

'수원벨트'로 불리는 3개 지역구와 중원인 충청지역에서도 여당의 바람몰이가 득표 결과로 나타났다.

정치신인으로 수원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적 잠룡인 손학규 후보를 격파하면서 여권 성향이 강한 수원병 지역구 수성에 성공했다. 손 후보의 충격적인 패배로 새정치연합은 혼돈에 빠진 분위기다.

수원을에서도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가 기존 야당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머쥐면서 수원 지역구 3곳 가운데 2곳을 새누리당이 가져갔다.

그나마 수원정(영통) 지역구의 경우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가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거머쥐었다. 영통 지역에 젊은 유권자가 많은 데다 김진표 전 의원이 사수해온 야당 텃밭이라는 점에서 박 후보의 승리가 기대됐던 지역이다. 수원정을 박 후보가 지켜내면서 그나마 야당의 완패를 막았다. 경기 평택을에서도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의 선전이 기대됐으나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가 1위를 기록하면서 경기 지역 전반에서 야권의 패색이 짙어졌다.

이 밖에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는 예상대로 승리했지만 최종 투표율이 저조해 빛이 바랬다. 권 후보를 전략공천하는 과정에 '공천 돌려막기' 논란이 불거진 데다 권 후보의 출마에 대한 진정성 논란이 있어 투표율이 높아야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투표율에 드러난 보수 진보층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던지는 의미도 각별하다. 전체 투표율이 예년 수준을 많이 넘어서진 않았으나 휴가시즌이 겹친 열악한 선거환경 속에서 그나마 보수와 진보층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적극적으로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체 투표율은 과거 재·보선 평균 투표율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왔지만 지역구 간 편차는 매우 컸다. 아울러 이번 재·보선의 사전투표율이 재·보선 중 최고인 7.98%를 기록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는 휴가시즌이 겹쳐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이번 재·보선이 미니총선급이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아 3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점은 휴가시즌이 겹치지만 투표권을 행사하겠다는 유권자들의 의지가 선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4차례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의 평균 투표율은 35.3%를 기록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