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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아버지를... 노인학대 행위자 40.3%가 아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0 08:58

수정 2014.10.23 23:10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학대신고가 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학대행위자 대부분은 가족으로 아들이 40.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이 20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3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4개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한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10,162건으로 하루 평균 27.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인 2009년(6,159건)과 비교했을 때 64.9% 증가한 수치며, 특히 2014년 6월까지의 노인학대 신고 건수가 5,307건임을 고려할 때 향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학대피해노인 3,520명 중, 여성노인은 2,522명으로 71.6%를 차지했으며 남성노인은 998명(28.4%)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465건, 서울 428건, 부산 309건 등의 순이었으며, 연령대별로는 70대(42.1%), 80대(32.1%), 60대(18.5%) 순으로 집계됐다.

노인학대 발생장소는 가정 내 학대가 2,925건(83.1%)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생활시설 251건(7.1%), 공공장소 86건(2.4%), 병원 107건(3.0%), 이용시설 42건(1.2%), 기타 109건(3.1%) 등으로 확인됐다.

학대유형별로는 정서적 학대가 2,235건(38.3%)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1,430건, 24.5%)와 방임(1,087건, 18.6%), 경제적 학대(526건, 9.0%) 등의 순이었다.

학대행위자 대부분은 가족으로 아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학대행위자 4,013명 가운데 아들이 1,619명(40.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배우자(551명, 13.7%)와 딸(519명, 13.0%)이 뒤를 이었다. 사위·며느리와 손자녀를 포함한 '가족'의 학대는 3,413건으로 전체의 85.0%에 달했다.

또 학대행위자의 연령대를 살펴본 결과 60대 이상의 학대행위자가 1,374명(34.3%)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매년 증가 추이에 있어 "노(老)-노(老)학대"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는 실정이다. 이는 자녀 및 배우자가 고령화와 함께 노인세대에 진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인 의원은 "급격히 노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이 미래가 암담하다. 노인빈곤, 노인자살과 함께 갈수록 심각해지는 노인학대의 실상은 매우 충격적"이라면서 "노인학대에는 사회경제심리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노인복지 재원의 확보나 노인복지법의 일부개정만으로는 학대 방지 및 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처럼 노인학대범죄에 대해 우리 사회의 강력한 법의지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 입법조사처와 법제실의 자문을 구해 '노인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가칭) 제정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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