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세월호법 협상 불통·불신·불안.. 여야 치킨게임 양상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2 17:39

수정 2014.09.02 17:39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정치권 협상이 '불통·불신·불안'의 3불(不)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오는 6일부터 시작되는 추석연휴를 코앞에 두고 극적 타결을 봐야 한다는 중론이 무색할 정도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및 유가족 측이 '3불' 덫에 빠져 지루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 이처럼 각각의 입장차가 좁혀들지 못하면서 여야 간 치킨게임 양상으로 비화되면서 극적 타결의 가능성도 희미해지는 형국이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과 야당 및 유족 간 협상 과정이 소통 부재와 신뢰감 상실에 빠진 가운데 각 협상 주체 내 의사결정을 주도할 리더십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불통·불신·불안이 악순환 궤도를 그리며 세월호 정국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여당과 야당 및 유족측 간 불통의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세월호 협상을 끌어오던 양대축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재협상 불발로 사실상 협상테이블에서 밀린 뒤 장외투쟁과 팽목항~서울 도보행진을 추진하면서 여야 간 불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협상 주체에서 제외되면서 야당의 위상이 흔들리자 국회를 벗어나 외곽에서 독자행보에 나서는 게 오히려 여당과 소통 부재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당과 유족측 간 대화 역시 양측 간 불통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형식적인 소통 창구는 넓혀가고 있지만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에서는 양측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간다는 생각에는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면서도 "야당 내 의견이 다양해 판단이 서지 않는다" "유가족들 간에도 의견통일이 돼있지 않았다"라면서 답답함과 불만을 토로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우리는 그동안 말을 바꾼 적이 없다"면서 "그런데 (가족대책위 측이) 우리의 주장이 달라진 것처럼 하고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하면서 저희를 공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빠진 가운데 여당과 유족측 간 2자 협상으로 전환돼 여러 번 소통을 시도했지만 여당의 일관된 원칙론과 유족 측의 수사권 기소권 주장이 충돌하면서 오히려 양측 간 불신만 키우고 있다. 불통의 문제가 여당과 야당 및 유족 간 불신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협상력 부재라는 불안정성이 불통과 불신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과정에서 여당과의 협상력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당내 강건 중도파들의 비난이 연이어지면서 야당 협상주체의 불안정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이 협상 주체에서 밀린 상황에서 원만한 타결안을 끌어내지 못하는 여당 지도부에도 불똥이 튀었다.


권성동 의원은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여당 몫 위원 2명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받아 추천하기로 한 지난 19일 재협상안과 관련, "거기에 동의한 지도부는 무엇인가. 스스로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당지도부를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홍일표 의원은 "원칙을 지키면서 협상을 해야 하는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우리가 어떤 지혜를 발휘해서라도 국회 정상화라는 목표에 갈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의 정치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소통 능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상실한 채 지루하게 세월호 협상을 끌고 오면서 국회 역할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라며 "사회 원로의 중재라든가 국회의장 역할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결국 국회 내에서 여야 간 협상만이 세월호 정국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정공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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