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한-선전, 민주-참패, 선진-대승, 민노-첫승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30 06:11

수정 2014.11.04 19:51

‘미니 재·보선’인 10.29 재보선에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기초단체장 2곳 선거구에서 각 1승씩을 거두면서 텃밭의 아성을 확인시켰다.

29일 오후 11시 55분 현재 개표 집계 결과, 울산 울주군수에 한나라당 신장열 후보가, 충남 연기군수에 선진당 유한식 후보가 각각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각자 정치텃 텃밭에서 일궈낸 값진 승리였다.

선거인수 14만1423명 중 4만6721명(투표율 34.13%)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신 후보가 1만9718표(득표율 41.16%)를 얻어 1만6238표(33.90%)를 획득한 무소속의 서진기 후보를 3500여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연기군수에 당선된 유 후보는 유효표 2만3431표 중 51.9%인 1만2171표를 얻어 한나라당 최무락(8466표, 36.1%), 민주당 박영송(1702표, 7.2%), 무소속 이천규(707표, 3.0%), 무소속 성태규(385표, 1.6%)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렸다.

광역의원의 경우 선거구 3곳 가운데 울산 울주군 제3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허령 후보, 경북 성주군 제1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김지수 후보, 경북 구미 제4선거구에서 무소속 김대호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3곳 모두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지역임을 감안하면 완승을 하지 못함에 따라 집권 여당으로서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의원 선거구 9곳에서는 무소속이 3곳에서 이겼으며 한나라당과 선진당이 각각 2곳,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1곳에서 당선됐다.

지역 일꾼을 뽑는다는 기초의원 선거인 만큼 무소속 돌풍이 거세게 불었고 4곳에 후보를 낸 선진당은 텃밭인 충청권에서 기초단체장 1곳과 기초의원 2곳에서 승리해 충청권의 맹주임을 재확인한 반면 한나라당은 친정지역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고전을 면치 못한 채 겨우 체면을 유지했다.

한나라당은 울산 울주군수를 포함해 광역·기초의원 5곳에서 승리하면서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권인 인천 기초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점도 적지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평이다.

대표 취임 후 첫 선거를 치른 박희태 대표의 첫 작품치고는 비교적 무난한 성적표를 거뒀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글로벌 금융경색과 쌀 직불금 파문 등 집권 여당으로서 악재가 많은 여건에서 선전을 한 만큼 향후 박 대표의 리더십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아성인 호남지역 기초의원 선거구 2곳 가운데 전북 임실군 다선거구에 단독 입후보한 김한기 후보가 무투표 당선한 것을 빼곤 전패한 상태. 5명의 후보를 냈지만 단 한명만 건진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 여수시의원 ‘바’ 선거구 보궐선거에서는 예상을 깨고 민노당 김상일 후보가 3021표(50.78%)를 얻어 2928표(49.21%)를 획득한 민주당 이선효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제쳐 안방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당장 정세균 대표 등 현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일 가능성을 안고 있으며 그것도 경기 침체 등 집권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임에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 대안 정당으로서 한계를 노출시킨 게 아니냐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선진당의 선전 역시 민주당의 참패나 다름없는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한 책임론에 무게감이 더욱 실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선진당은 이번 선거에서 최대 승자나 다름없다.

4명의 후보 중 충남 연기군수와 충청권에서 2곳의 기초의원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참패와 비교되면서 충청권의 맹주임을 재확인하는 한편 향후 정국운영에서 보다 확실한 캐스팅보우트를 쥐게 되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관측이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당 지역인 전남 여수에서 민주당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켜 유일한 당내 기초의원 배출로 모처럼 당 활력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잠정 투표율은 33.8%로 잠정 집계됐으며 30%를 넘긴 것은 2006년 10.25 재보선 이후 2년만이다.

또한 직전 선거인 6.4 재보선의 23.3%보다 10.5%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더구나 기존 재보선의 경우 비교적 전국적 관심사가 높은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된 데 비해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로만 치러졌던 이번 경우는 이례적이라 할 만큼 높은 투표율이라는 관측이다.

2000년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및 광역단체장 선거가 없는 재보선 중에서는 2003년 10.30 재보선(34.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농촌지역 위주로 선거가 실시된 게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선관위 등 관련 당국의 적극적인 투표 독려와 투표소까지 차량 지원 등 농촌 현실을 감안한 각종 지원책도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최근 쌀 직불금 파동으로 정치·공직사회의 부도덕성에 실망한 농민들의 표심을 자극, 농민 투표율을 높이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 안경률 사무총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국적으로 많은 한나라당 후보를 당선시켜주시고 성원해주신 국민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선거과정에서 각 지역에서 우리 후보들이 공약한 지역개발 약속을 반드시 실현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며 어려운 경제난국을 풀어나가는데 한나라당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평가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대변인은 “자유선진당은 4곳 가운데 기초단체장을 포함한 3곳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달성했다”면서 “전국 정당으로 웅비하고자 하는 자유선진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haeneni@fnnews.com정인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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