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北·中 경협 사업 다시 손잡나

최진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2.19 18:06

수정 2010.12.19 18:06

북한과 중국이 길게는 20년 이상 묵혀놨던 경제협력 사업을 최근 재추진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발 움직임이 예상되는 굵직한 북·중 경협 사업은 △나진·선봉(나선특별시) 등 두만강 유역 △위화도·황금평 등 압록강 유역으로 동·서해로 이어지는 접경지역이 손꼽힌다.

두 지역 모두 수십년째 ‘말’뿐인 경협지구였지만 내년부터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2011년 북·중 경협의 해?

최근 중국을 다녀온 조봉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북한 전문연구위원은 19일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북·중 경협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나선시의 경우 중국의 투자로 1단계 공사는 이미 끝났고 현재 2단계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특히 동해와 직접 연결되는 대규모 물류기지를 만들기 위해 내년 초 훈춘∼나선 고속도로 및 철로 복선화 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며 10년 사용권을 확보한 나진항 1호 부두의 확장공사도 조만간 시작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창춘-지린-투먼(창·지·투) 개방선도구’에서 생산된 물자의 ‘태평양 진출로’가 확보된다.
이미 50년 사용권을 따낸 중국 단둥시가 최근 북한과 100년 사용권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위화도와 황금평도 내년부터 ‘개발붐’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여름 신의주 지역의 대규모 홍수 피해로 착공이 중단됐던 ‘신압록강대교’ 건설을 시작으로 위화도와 황금평에 의류·신발·식품 등 인민생활과 밀접한 산업들이 들어서고 자유무역지구로 개발될 것이라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北 ‘경제’·中 ‘정치’ 초점

북·중이 양국간 경협 사업에 갑자기 속도를 내는 이유는 북한의 ‘2012년 강성대국’ 진입 목표와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의도와 맞물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특히 ‘경제 지도자’로 기대를 모았던 후계자 김정은의 경제 업적이 전무하다는 압박감과 강성대국의 필수조건인 ‘경제강국’을 단기간에 이뤄내야 한다는 조바심을 갖고 있다.

아울러 안정적인 ‘돈 줄’을 확보하기 위해선 혈맹국이자 세계 2대(G2) 경제대국인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과의 경협 강화로 북한의 대 중국 경제 의존도를 높여 대북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부가 수익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생각만큼 북·중 경협 사업이 빠르게 진척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지역의 인프라 여건이 최악인데다 여전히 투자 대비 리스크가 높다는 게 중국 기업인들의 생각이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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