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의 외교·안보 싱크탱크가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데 이어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정책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연구소'를 발족하는 등 거물급 정치인의 싱크탱크가 전열을 갖추고 있다.
정 전 대표의 경우 외교·안보 및 남북관계에 특화된 '아산정책연구원'과 정책기능·방향을 연구하는 '해밀을 찾는 소망' 등 싱크탱크를 '투 트랙'으로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사재를 털어 설립한 아산정책연구원에는 100여명, 해밀을 찾는 소망에는 이보다 2배 큰 규모인 연구진·자문위원 200여명 등 웬만한 중소기업보다 맞먹는 규모가 그의 '두뇌 연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특히 연일 가중되는 북핵 위협 가운데 정 전 대표가 미국에서 열린 '2013 국제 핵 정책 콘퍼런스'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고려 등 '폭탄 주장'을 펼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면서 덩달아 그의 외교안보 싱크탱크가 주목받기도 했다.
즉, 정 전 대표가 NPT 탈퇴 고려를 포함한 전술적 재배치, 전시전작권 전화 계획 폐기 등 모든 옵션(선택지)을 테이블에 올려놔야 한다고 '초강경' 주장을 펼친 논리적 근거를 연구원이 뒷받침해줬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 전 대표 한 측근은 "아산정책연구원은 개혁적 보수 가치를 표방하는 미국 헤리티지 재단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대선 후 독일에서 잠행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도 최근 자신의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할 '동아시아미래연구소'를 발족했다. 이 연구소에는 박순성 전 민주정책연구원장, 김진방 인하대 교수 등 30여명이 합류했고 창립 기념식에는 손 고문의 정책 자문을 했던 교수 등 분야별 전문가가 100여명이 참석하는 등 세를 과시했다. 오는 7월 독일에서 귀국할 예정인 손 고문은 '동아시아미래연구소'를 기반으로 정치적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고 �다.
이같은 싱크탱크 열풍 현상을 두고 한 정치권 인사는 "차기 대권을 겨냥해 정책 및 철학을 가다듬기 위한 잠룡들의 준비 일정이 빨라지는 양상"이라며 "싱크탱크는 향후 대권 행보에 가장 든든한 우군이자 당선 후에는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함께 하는 인재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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