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동북아패러독스 심화, 미국 리더십은 혼란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9 16:14

수정 2014.07.09 16:14

정냉경열(政冷經熱)로 동북아패러독스가 심화되고 있지만 역내 갈등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카네기평화재단 더글러스 팔 부회장은 8일 "동북아에 안보상황이 혼란스러운 이유는 최근 미국의 외교정책은 혼란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외교부 후원으로 아산정책연구원·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주최로 서울 종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유럽의 신뢰안보구축 경험'주제 국제세미나에서 팔 부회장은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한·일·동남아시아)이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정책은 약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동북아의 영토·역사갈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중 관계에 대한 건설적인 대안 역시 도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팔 부회장은 이같은 시각에서 이날 베이징에서 개막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거대 수준의 전략적 타협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진창롱 중국 인민대 교수도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의 첫 단추는 미·중간 신뢰관계 정립이며 그 다음이 중·일관계 정립이라고 강조했다.


동북아패러독스의 뇌관 중 하나인 북한핵과 관련해서 그는 "중국은 최대한 4차 핵실험을 막으려 노력하겠지만 북한은 (완성된 핵무기 제조 기술을 얻기 위해)언젠가 추가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최근 북한의 리더들은 중국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것 같다"면서도 "북한으로선 중국을 대체할 다른 우방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이 앞으로도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국방대 교수 겸 국제 프로그램 디렉터인 야마구치 노보루 전 장군은 "핵실험을 할 경우 일본은 북한을 제재할 것이며 아직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20여개는 있다"면서 "가장 핵심엔 만경봉호(입항 금지)가 있다"고 말했다. 팔 부회장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처럼 미국 측면에서 북한을 금융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독자적이고 강력한 제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통해 북한의 문을 열려고 했지만 실패하지 않았느냐"며 "'당신을 정말 사랑한다'는 식의 대북 접근법을 통해서 북한의 현재 태도를 바꾸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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