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동북아 안보상황 혼란, 미국의 리더십 부족 탓”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09 17:30

수정 2014.07.09 17:30

▲ 더글라스 팔 부회장
▲ 더글라스 팔 부회장

'정냉경열(政冷經熱)'로 동북아 패러독스가 심화되고 있지만 역내 갈등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카네기평화재단 더글러스 팔 부회장은 9일 "동북아에 안보상황이 혼란스러운 이유는 최근 미국의 외교정책이 혼란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외교부 후원으로 아산정책연구원·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주최로 서울 종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유럽의 신뢰안보구축 경험' 주제 국제세미나에서 팔 부회장은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한·일·동남아시아) 이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정책은 약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동북아의 영토·역사 갈등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중 관계에 대한 건설적인 대안 역시 도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팔 부회장은 이 같은 시각에서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거대 수준의 전략적 타협물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진창룽 중국 인민대 교수도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의 첫 단추는 미·중 간 신뢰관계 정립이며 그 다음이 중·일 관계 정립이라고 강조했다.

동북아 패러독스의 뇌관 중 하나인 북핵과 관련해서 그는 "중국은 최대한 4차 핵실험을 막으려 노력하겠지만 북한은 (완성된 핵무기 제조기술을 얻기 위해) 언젠가 추가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최근 북한의 리더들은 중국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것 같다"면서도 "북한으로선 중국을 대체할 다른 우방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이 앞으로도 상황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국방대 교수 겸 국제 프로그램 디렉터인 야마구치 노보루 전 장군은 "핵실험을 할 경우 일본은 북한을 제재할 것이며 아직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20여개는 있다"면서 "가장 핵심엔 만경봉호(입항금지)가 있다"고 말했다.

팔 부회장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할 경우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제재처럼 미국 측면에서 북한을 금융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독자적이고 강력한 제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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