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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폰에 얽힌 비밀 몇 가지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22 16:11

수정 2009.01.22 16:11

톱스타 전지현씨의 복제폰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복제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이동통신 인구가 4500만에 이르고 있어 이 사건은 단지 톱스타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이 털어놓은 복제폰에 얽힌 비밀 몇 가지를 소개한다.

■복제폰 피해 의외로 클 수 있어
타인의 휴대폰을 불법 복제해 사용하는 복제폰은 도청이나 위치추적 등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돼 문제가 되고 있다. 명백한 사생활 침해 행위다.

그러나 복제폰은 엄청난 금전적 피해도 줄 수 있다.

과거엔 이 같은 복제폰이 중국에 반출돼 복제폰 피해자가 억울하게 통화요금을 내는 경우도 빈번했다. 예를 들어, 특정인의 휴대폰을 불법 복제한 뒤 중국에 가져가 사용하면 해외 로밍요금이 피해자에게 부과된다는 것.

평소보다 전화요금이 많이 나왔는지, 휴대폰 전원을 끄고 해당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대신 대기음이 들린다든지,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상대방이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든지 할 경우 자신의 휴대폰이 복제됐을 가능성이 높다.

■복제해도 금방 적발 가능
복제폰의 이 같은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회사들은 불법복제감시시스템(FMS)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특정 휴대폰이 복제됐다고 의심이 갈 경우를 찾아내준다. 예를 들어, 비슷한 시간대에 전혀 다른 장소에서 휴대폰 송수신 데이터가 수집될 경우 FMS가 이를 복제폰 의심 가입자로 적발해주는 것.

전지현씨의 경우도 SK텔레콤이 복제폰 혐의가 있어 직접 통보해줘 복제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망 관리시스템에서 FMS가 가동돼 전 가입자의 복제폰 발생을 실시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G는 되고, 3G는 안 되고
휴대폰 복제는 2세대(G) 이동전화는 가능하지만 3G 이동전화는 불가능하다. 또, 2G 휴대폰이라고 해도 복제하고 싶은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아서는 안 된다. 해당 휴대폰의 고유 번호인 전자일련번호(ESN)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복제폰은 대부분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루어진다는 게 이통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반면, 3G 휴대폰은 집적회로(IC)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휴대폰 뒤쪽에 장착돼 있는 범용사용자식별(USIM)칩은 신용카드에서 사용하는 IC칩과 유사하다. 신용카드에 장착돼 있는 IC칩을 복제할 수 없듯이, 3G폰의 USIM칩도 복제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복제 안 되는 폰 만들어야
우리나라 이동전화 가입자 가운데 복제가 가능한 2G 가입자는 2600만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요즘엔 3G로 서비스를 변경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이동전화 인구의 절반 이상이 복제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것.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복제폰 적발건수는 7916건, 지난해 상반기에는 402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2G 휴대폰은 ESN 번호만 알면 복제폰을 만들 수 있다”며 “원천적으로 제조 단계에서부터 복제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ESN 번호나 휴대폰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에 암호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hj@fnnews.com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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