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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토로라 인수땐 노키아 ‘턱밑 추격’

김태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2.03 17:42

수정 2014.11.07 13:34



세계 휴대폰 시장이 격랑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인 모토로라가 2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휴대폰 사업을 매각하거나 분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업계 간 합종연횡이 일 것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휴대폰 시장 1위 업체인 노키아와 삼성전자,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으로 형성된 ‘1강 3중’ 구도가 급변할 것으로 관측된다.

모토로라는 최근 2년간 수익 악화에 시달려 왔다. 주력제품이던 ‘레이저’ 출시 이후 후속 제품을 내놓지 못했던 모토로라는 지난해 저가제품 시장 공략에 무리하게 나서면서 경영난이 더 심해졌다. 휴대폰 부문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1조1000억원에 달했고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자리도 삼성전자에 내주고 말았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추격하기 위해 모토로라를 전격 인수할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모토로라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이 30%에 육박하게 돼 노키아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세계 휴대폰 시장은 부동의 1위 노키아(40%)에 이어 삼성전자(14.4%)와 모토로라(14%)3사가 약 70%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토로라가 노키아나 소니에릭슨 같은 경쟁 업체들에 넘어가면 국내 업체들에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의 3분의 1과 세계 시장의 14%를 점유하고 있는 모토로라를 일본이나 중국, 대만 업체가 인수하면 삼성을 제치고 세계 2위 휴대폰 업체로 단숨에 뛰어오른다. 아울러 지난해 아이폰을 출시하며 단말기 시장에 진출한 애플과 구글폰을 준비하고 있는 구글도 모토로라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삼성전자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키아를 단숨에 따라잡을 이번 호재를 삼성전자가 수수방관하기에는 경쟁자들의 인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데다 노키아를 따라잡기에 아직 힘이 부치는 것이 삼성전자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모토로라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해외 경쟁자들이 너도나도 모토로라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그냥 방관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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