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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박사의 9988 건강코너] 사우나,체내 수분 빠져 술 더 늦게 깨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15 16:45

수정 2008.12.15 16:45



‘술을 마신 후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해도 건강에 지장이 없을까요?’

목욕을 즐겨 하는 시중은행 지점장인 J씨의 질문이다.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자주 하는 목욕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알맞고 건강에 보다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서 목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을 지키는 목욕 방법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냉온욕’이다. 냉욕과 온욕을 번갈아 하는 냉온욕은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우선 몸이 따뜻한 물에 들어가면 몸 전체의 혈관이 확장되고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찬물에 들어가면 혈관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적응, 수축하려 한다. 이때 신경전달물질이 풍부하게 나오며 세포 기능이 배가된다. 외부 자극에 의해 세포가 활성화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피부는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튼튼해지고 미용 효과도 높아진다. 그리고 칼로리 소비도 많아져서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또한 냉온욕은 관절염, 요통 등 각종 통증과 만성 소화기질환, 만성피로 및 스트레스 해소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냉온욕을 조심히 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심장병 환자, 65세 이상, 비만과 당뇨병 환자는 냉탕과 온탕을 넘나드는 횟수를 줄이는 게 좋다. 그리고 온탕의 온도는 40도 내외, 냉탕은 16도 내외(±2도)가 이상적이다.

발만 담그는 족욕도 좋은 목욕 방법이 될 수 있다. 목욕할 시간과 여건이 안 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족탕은 다리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방법이지만 그 효과는 몸 전체로 나타나게 되어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족욕은 10분에서 15분 정도 있으면 땀이 나고 시간이 더 지나면 다리 쪽 혈액순환의 효과가 전신으로 퍼져 나간다. 이때 다리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후끈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편 술좌석이 많아지는 연말에 과음한 후 숙취를 없애기 위해 사우나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우나는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술을 마신 뒤 최소한 2시간 이내에는 욕탕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러한 상태에서 욕탕에 들어가면 피부의 혈관이 더욱 확장돼 상대적으로 많은 혈액이 피부로 한꺼번에 몰리게 되어 내부 장기의 혈액량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혈액순환 장애가 생겨 빈혈이 생기게 된다. 또한 목욕을 하면 체내에 필요한 수분이 배출되어 술이 더 늦게 깬다. 그러므로 술을 마신 뒤 사우나나 뜨거운 물에서 목욕하는 것은 바람직한 숙취 해소 방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건조한 겨울철에는 목욕한 후 항상 보습제를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 목욕할 때 때를 밀지 않는 것이 좋다.
때를 밀면 피부의 가장 바깥 층에서 보호막 역할을 하는 각질층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그 대신 비누를 손에 묻혀서 비누질을 하는 게 좋다.
비누로 문지르는 곳은 주로 땀이 많이 차는 부위만 씻고 팔 다리 바깥쪽은 건성 습진이 잘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경기도립의료원 의정부병원 병원장 김영찬(youngkim2004@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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