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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사방이 적’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18 17:20

수정 2010.04.18 17:20

높은 산엔 바람도 센 법. 모바일기기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애플의 주변엔 '타도 애플'을 외치는 적들로 가득하다. 특히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인생 최대의 역작'이라고 자평한 '아이패드'(iPad)가 출시된 이후 이 같은 경계심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

■어도비와 플래시 문제로 충돌

"개발자들을 괴롭히는 단 하나의 회사는 애플이다." 최근 '아이패드'가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 것을 두고 플래시를 직접 만든 어도비의 수석부사장 케빈 린치가 애플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어도비는 거의 모든 곳에 있고 또 플래시 제품을 개발하려는 개발자들도 어디에나 있지만 애플만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도비 플래시는 전 세계 개인용컴퓨터(PC)에서 구동되는 웹사이트 콘텐츠 85% 이상에 이용될 정도로 압도적인 입지를 점하고 있지만 모바일용으로는 너무 무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은 플래시 대신 별도의 파일 변화 과정이 필요 없는 'HTML5'를 아이패드가 지원토록 했다.

애플과 어도비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케빈 린치는 지난 2월 자신의 블로그에 "한 업체가 사용자의 선택권을 빼앗는 것이 올바른 처사냐"는 글을 남겼다. 이는 스티브 잡스가 "플래시 기술은 HTML5에 밀려 쓸데없는 기술이 될 것이다"고 말한 것에 대한 대답이었다. HTML5 기술은 차세대 웹 문서 형식으로 오디오나 동영상 그래픽 작업 등을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등의 플러그인 없이 구동할 수 있다. 플래시와는 현재 기술표준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구글과는 모바일 광고 시장 충돌

애플은 아이패드를 출시하면서 '아이애드'(iAd)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 구글과 모바일 광고시장을 두고 일전불사를 선언했다. 애플은 올해 초 모바일 광고업체 쿼트로와이어리스를 인수했고 이에 대한 결과물이 '아이애드'였다.

아이애드는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애플은 아이폰 등 1억대의 자사 단말기와 18만개에 이르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올해 약 12조원 규모로 전망되는 모바일 광고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모바일 광고업체 애드몹(AdMob)을 인수했으며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회사들을 통해 자사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모바일 광고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구글이 애플에 비해 앞서는 형국이다. 하지만 최근 미연방무역위원회(FTC)가 구글의 애드몹 인수에 제동을 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에 유리하게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통신사들 'vs 애플' 앱스토어 준비

올해 초 전 세계 30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24개 주요 이동통신사와 3개 휴대폰 제조회사는 내년 초 '앱스토어' 도매장터(WAC)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경쟁 상대는 18만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된 앱스토어를 가진 애플이다. 전 세계 이동통신 가입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통신사들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WAC는 '슈퍼 앱스토어'라고도 불린다.
개장 시기는 내년 초다.

/hong@fnnews.com 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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