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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폰,태블릿PC시장 넘본다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13 16:52

수정 2014.11.07 00:53

"스마트폰으로 웬만한 일처리 다 하는데 태블릿PC까지? 갖고 있는 노트북은 어쩌고…."

흔히 태블릿PC를 살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이런 생각을 해결해 줄 제품들이 속속 선을 보일 전망이다. 디지털기기의 입장에서 말하면 태블릿PC와 태블릿PC처럼 큰 스마트폰, 일명 '태블릿폰'의 싸움이 치열해진다고 볼 수 있다.

13일 전자·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델이 한국에 내놓은 12.7㎝(5인치) 크기 스마트폰 '스트릭'에 이어 삼성전자는 이번 주 같은 크기의 미디어기기 '갤럭시플레이어70'을, 팬택은 12.7㎝ 크기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상반기에 각각 내놓는다.

델이 스트릭을 내놓기 전까지 스마트폰 화면 크기는 커봐야 10.2㎝(4인치) 안팎이었다. 이동전화 단말기를 12.7㎝ 이상으로 만들기엔 너무 크고 들고 다니기도 불편할 것이라고 판단해온 것이다.

올해 들어 상황은 바뀌고 있다.
더 큰 화면으로 문서를 처리하고 동영상·게임 등 멀티미디어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한층 커지고 있는 것. 델과 팬택이 과감한 12.7㎝ 스마트폰 전략을 선택한 것도 이런 수요를 본 것이다.

델은 스트릭을 태블릿폰으로 분류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PC 시장의 황제'인 델이 스마트폰 시장에 야심차게 뛰어드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스트릭을 출시하고 있는 KT 관계자는 "정확한 판매량은 밝히기 어려워도 꽤 인기를 끌고 있다"며 "스트릭이 대형 화면의 스마트폰 수요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 다양한 큰 화면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블릿폰의 강점은 일반 휴대폰이나 스마트폰보다 훨씬 큰 화면으로 문서를 처리하거나 동영상을 볼 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교육시장에서 수요가 높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플레이어70 제품과 관련, '동영상 강의를 볼 때 강사가 칠판에 쓰는 글자까지 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전자사전, 동영상강의 이용권, 전자책(e북) 기능까지 탑재했다.

통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태블릿PC와 차별화할 수 있는 특징이다. 태블릿PC에서 무선인터넷전화(m-VoIP) 같은 소프트웨어(SW)로 통화를 할 수 있지만, 무선랜(Wi-Fi)을 찾아다녀야 한다거나 상대방이 m-VoIP 목록에 없는 경우가 많다는 등 불편이 크다.

태블릿폰은 일반 이동전화 단말기와 비교하면 역시 너무 크고 무겁다는 게 단점이다. 그러나 이런 고민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함께 들고 다닐 때의 불편한 점을 고려하면 태블릿폰의 장점으로 승화될 수 있다.


태블릿PC 진영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아이패드2' '갤럭시탭 시리즈' 등 첨단 제품을 쏟아내며 지난해에만 약 1500만대의 세계시장 규모를 창출해냈기 때문. 태블릿PC 업체들은 오히려 크기가 더 큰 노트북 시장까지 노리면서 올해 규모를 2∼3배까지 키워 갈 전망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디지털기기 환경과 소비자들의 수요 속에서 태블릿PC가 오히려 더 덩치가 작은 경쟁자에 밀릴 수도 있는 법.

삼성전자 관계자는 "12.7㎝ 크기는 이동전화 단말기가 갈 수 있는 마지노선의 크기일 것"이라며 "올해 갤럭시플레이어70의 국내외 성과를 살펴 12.7㎝ 단말기가 태블릿PC로 적당한지, 스마트폰으로 좋은지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사진설명=12.7㎝(5인치) 대형 화면을 탑재한 델의 스마트폰 '스트릭'(왼쪽)과 같은 화면 크기의 삼성전자 미디어기기 '갤럭시플레이어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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