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헉! 비아그라 사람만 효과 있는게 아니네..

허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24 17:45

수정 2011.10.24 17:45


"식물도 꼿꼿하게 세운다." "야생동물 포획도 줄인다."

고개 숙인 남성들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발기부전치료제에는 속설도 많다. 최근 신제품 출시와 함께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이런 속설들을 실제로 입증한 과거 연구결과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영국의학저널(BMJ)에 따르면 이스라엘 바르 일란대학의 식물학자 야코브 레셈 교수와 호주 뉴캐슬대학의 식품학자 론 윌스 교수는 지난 1999년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과일이나 식물도 싱싱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비아그라 1㎎을 물에 섞어 꽃병에 넣어준 결과 잘린 꽃이 1주일 동안 시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딸기·콩·장미·카네이션·브로콜리 등 말라 죽기 쉬운 식물을 비아그라 용액에 담가두자 시드는 속도를 늦춰 저장 기간이 2배로 늘어났다.

산화질소(NO)는 과일이나 식물 등을 계속 숙성시키는 '에틸렌'의 생성을 막아준다. NO의 분비를 늘려 남성의 발기를 돕는 비아그라가 유사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과일이나 채소를 오랫동안 신선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비아그라가 이른바 '정력'에 좋다는 야생동물을 살렸다는 논문도 캠브리지저널,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알래스카 순록 뿔(녹용)의 연간 판매량이 72% 감소한 시기가 비아그라의 출시 시기(1998년)와 일치하며 수컷 물개의 성기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한 시기는 비아그라의 사용량이 증가한 때(1999∼2000년)와 맞물린다는 게 이 논문의 골자다.


알래스카대학 생물보호학자인 프랭크 본 히펠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심리학 교수 윌리암 히펠은 이 논문에서 "1996∼1998년 캐나다 법정 최대 허용치를 채우거나 초과하던 하프 물범과 두건 바다표범의 수렵 건수가 1999∼2000년에는 허용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물개 생식기를 대신한 비아그라의 사용량 증가가 시장 붕괴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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