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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두뇌’, PC 잡을날 머잖았다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09 14:58

수정 2014.11.07 01:13

▲ ‘아이패드2’에 들어간 ‘A5’ 통합 칩셋. 이 칩셋을 기반으로 이전 ‘아이패드’보다 성능은 2배, 그래픽 처리속도는 9배나 끌어올렸다.

“‘아이패드2’ 성능 2배, 그래픽 처리 9배 향상” “갤럭시S2 그래픽 처리 5배 빨라”.

스마트폰, 태브릿PC 업체들이 앞 다퉈 이전보다 훨씬 빠른 신제품의 업무처리 속도, 멀티미디어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의 최신 제품들만 봐도 이전 시리즈 제품에 비해 성능은 2배, 그래픽 처리속도는 5~9배나 빨라졌다. 그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와 노트북·데스크톱 PC의 성능 차이는 얼마나 날까?

9일 전자·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1년 안에 PC 성능을 능가하는 스마트폰용 ‘두뇌’(중앙처리장치, CPU)가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여기에 얼굴(화면)은 더 화사하게 해줄 고성능 그래픽 프로세서(GPU)까지 결합돼 덩치 큰 PC가 부럽지 않을 모바일기기들이 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출시할 ‘갤럭시S2’ 스마트폰에 업계 처음으로 ARM사의 ‘코어텍스-A9’ 코어(일종의 반도체 설계도)와 ‘말리-400’ 그래픽 코어를 활용한 통합 칩셋을 적용했다.
A9과 말리-400은 이전 코어에 비해 성능이 각각 2배, 4~8배나 빠르다. 삼성전자는 CPU 자체도 보통 ‘머리가 두 개’라고 표현하는 듀얼코어로 업그레이드 했다.

삼성전자는 ARM 코어를 기반으로 CPU와 GPU를 하나의 칩으로 만들었다. 둘을 개별 칩으로 만들어 탑재했을 때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르고 소비전력·발열·크기 등은 더 작아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

CPU+GPU 통합 칩셋 제작에선 스마트폰용 반도체 업체들이 PC 업체들보다 오히려 앞서고 있다. 인텔, AMD 등은 올해부터 통합 칩셋을 본격 내놓을 예정이지만,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올 무렵부터 통합 칩셋을 적용해왔다. 스마트폰은 PC보다 훨씬 작은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반도체들을 얹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기능을 한 몸에 가진 통합 칩셋을 빨리 적용하기 시작한 것.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또 한 번 ‘놀라운 성능’을 확보했다고 강조한 아이패드2 역시 ARM의 A9 기반 듀얼코어 CPU와 이미지네이션테크놀러지의 그래픽 코어 기반 GPU를 통합한 ‘A5’ 칩셋이 전체 성능을 지휘한다.

ARM코리아 홍강유 과장은 “모바일기기용 통합 칩셋은 이미 넷북의 성능을 추월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이전보다 2~3배 빠른 ‘코어텍스-A15’ 코어가 나오면 데스크톱 PC 수준의 성능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세계 PC 운영체제(OS)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차세대 ‘윈도’ OS와 ARM 기반 CPU를 탑재한 PC를 선보일 수 있도록 ARM과 손을 잡은 상태다.

GPU 시장의 강자 엔디비아는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MWC 2011’)에서 차세대 ‘테그라3’ 모바일 프로세서를 공개하면서 인텔의 PC용 프로세서와 직접 성능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반도체 칩셋의 성능을 비교하는 ‘코어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텔 ‘코어2듀오(T7200)’ 프로세서와 테그라3 프로세서를 동시에 돌렸는데 엔디비아 제품의 성능이 더 높게 나왔다.


엔디비아는 벌써부터 ‘테그라3’ 프로세서를 모바일기기 제조사들에 시제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빠르면 연내 이 칩셋을 넣은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선을 보일 전망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모바일기기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들의 강점은 PC용 반도체보다 소비전력이 적게 드는 제품을 만드는 기본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판매량이 PC 판매량을 압도하고 있는데, 앞으로 모바일기기가 PC를 대체하는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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