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항암제 내성 생기는 이유 찾았다

홍석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12 17:32

수정 2012.06.12 17:32

암세포 속의 특정 변이나 단백질만 차단하는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발생, 암이 다시 진행하는 이유가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은 조광현 교수팀이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표적항암제인 멕(MEK)억제제의 내성 원리를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의 융합연구인 시스템생물학 연구로 알아냈다. 향후 항암제 내성을 극복하고 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표적치료제 개발가능성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멕 억제제를 사용하면 신호전달 분자인 어크(ERK)의 신호전달은 줄어들지만, 또 다른 신호전달경로(PI3K로의 우회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되어 멕 억제제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또한 신호전달 물질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과 피드백으로 이루어진 네트워크 구조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어크 신호전달경로에는 표적항암제인 멕 억제제가 효과적이다. 멕은 어크의 활성화를 담당하는 상위 신호전달 분자이며, 비라프(BRAF)는 멕을 활성화시킨다. 그러나 멕 억제제를 써도 결국 내성이 발생해 암이 다시 진행하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멕 억제제에 대한 내성과 근본원리를 수학모형과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분자생물학실험과 영상으로 세포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바이오이미징 기술로 검증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멕 억제제에 대한 약물저항성의 원인을 시스템 차원에서 규명한 첫 사례"라면서 "약물이 세포의 신호전달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해 표적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자세포생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분자세포생물학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6월 1일자에 게재됐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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