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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가슴 답답 ‘화병’ 조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9.12 03:17

수정 2014.11.03 14:03

추석 앞두고 가슴 답답 ‘화병’ 조심

추석을 앞두고 '피곤하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많다.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여성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정도를 측정해 본 결과 85%가 화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명절 무렵 화병 증상 나타나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원정 교수는 "화병은 주로 감정표현을 못하고 지내다가 감정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을 때 나타난다"며 "예전에는 나이가 들거나 심신이 약해진 중년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점차 연령이 낮아지고 있고, 명절이 되면 환자가 급증해 특히 이 시기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화병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기 때문에 빨리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12가지 자가진단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체크 목록에 따르면 △밤에 잠을 잘 못 이루거나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다 △신경이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두통 △소화 불량 △쉽게 숨이 찬다 △화가 나면 얼굴과 온 몸에 열이 오른다 △가슴 두근거림 △의욕 저하 △명치끝이 딱딱하게 느껴진다 △혓바늘이 돋는다 △아랫배가 따가움 △목 안이 꽉 찬 느낌 등이다.

보통 자가진단 테스트 중 2~3가지 이상 체크가 되는 경우에는 화병의 가능성이 있다고 분류한다.


■명절 후 스트레스, 부신피로 의심

명절이 지나도 피로와 스트레스가 지속다면 명절증후군이 아닐 수 있다. 특히 갱년기가 지난 중장년 여성이 이런 증상을 겪을 경우 만성피로, 그중에서도 부신피로를 의심할 만하다. 명절증후군이 만성피로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고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이런 노력에도 6개월 이상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으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이동환 원장은 "명절이 지난 뒤 충분히 쉰 뒤에도 6개월 이상 증상이 계속된다면 명절증후군이 만성피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수십 년간 가사노동이나 고부갈등 등과 같은 육체 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린 50~60대 여성은 만성피로 중에서도 부신피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만성피로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부신피로다.

이 원장은 "오랫동안 가사노동에 시달리고 체력이 약한 중장년 여성의 경우 명절 스트레스가 만성피로 상태로 바뀐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이라는 기관에서 면역력과 혈압,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해 스트레스에 대비하는데, 부신에 피로가 쌓이면서 제 기능을 못해 부신피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신피로가 확인되면 치료를 통해 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부신피로는 식생활 습관을 바꾸고 병원치료를 받으면 눈에 띄게 완화된다. 식사는 영양 균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카페인, 패스트푸드, 설탕을 멀리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제철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잠은 밤 10시부터 7~8시간은 푹 자는 것이 좋다. 운동은 하루 30분 정도 산책이나 스트레칭 같은 이완 운동이 바람직하다.
또 부신기능의 회복을 돕는 영양제를 복용하거나 상태에 따라 부신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주사를 맞으면 부신피로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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