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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돕겠다며.. 협의없이 출고가 내린 LG U+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8 17:50

수정 2014.10.28 06:10

LG U+는 18일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팬택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팬택의 전략폰인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37% 인하한 59만9500원에 판매키로 결정했다. 모델들이 베가 시크릿업을 선보이고 있다.
LG U+는 18일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팬택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팬택의 전략폰인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37% 인하한 59만9500원에 판매키로 결정했다. 모델들이 베가 시크릿업을 선보이고 있다.

일부 이동통신사들이 최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팬택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팬택의 최신 전략폰 가격을 대폭 인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팬택은 일부 이통사가 충분한 협의나 합의절차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자사 프리미엄폰 가격을 덤핑 수준으로 떨어뜨린 데다 향후 손실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 U +는 이날 팬택의 주력 모델인 '베가 시크릿업(IM-A900L)'의 출고가를 기존 95만4800원에서 37% 인하한 59만9500원으로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베가 시크릿업은 팬택의 대표 제품으로 4개월 만에 35만원 이상 가격이 내리게 된 셈이다.

LG U + 측은 "이번 팬택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는 LG U +가 이통사 중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이라며 "전격적인 단말 출고가를 인하해 어려운 경영상황에 처한 팬택의 스마트폰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최근 국내 이통시장은 2개 사업자 동시 영업정지에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최신 전략폰 '갤럭시S5'가 86만원대라는 가격 우위를 점하면서 팬택의 입지가 더욱 좁아든 상황이다. 팬택은 지난 1~2월 월 2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지만 3월부터 영업정지 악재가 닥치면서 또다시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 U +는 이번 가격인하 조치가 판매촉진을 통한 '팬택 살리기'라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다. 특히 LG U +는 자사의 팬택 단말기 가격인하 조치에 자극받아 경쟁사들도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KT도 LG U +의 가격인하 발표가 나온 직후 베가 시크릿업을 동일가에 인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정작 팬택은 이통사들의 가격인하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팬택 관계자는 "LG U +에서 가격인하를 제의해 반대했다"며 "협의도 안 끝난 상황에서 일방적인 가격인하를 통보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힘든 상황이지만 출시된 지 4개월 된 대표 프리미엄 제품을 50만원대로 떨어뜨리면 제품 이미지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더욱이 가격인하에 따른 손실을 향후 판매수익에서 우리가 보전해줘야 한다면 도와주기가 아닌 '덤터기 씌우기'가 아니냐"고 우려했다.


향후 손실보전 문제에 대해 LG U +는 "일단 가격인하로 당장 발생하는 손실을 우리가 떠안는 것"이라며 "향후 판매수익에서 보전을 어떻게 받을지는 팬택과 충분히 협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KT 관계자는 "(가격인하와 손실보전은)충분한 협의를 거쳐서 팬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베가 시크릿업 가격인하 여부에 대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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