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은행까지 세우는 IT공룡,국내외 금융사들 초긴장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0 17:23

수정 2014.04.20 17:23

은행까지 세우는 IT공룡,국내외 금융사들 초긴장

금융과 정보기술(IT) 업계 간 영역파괴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거대자본과 수억명의 이용자를 확보한 글로벌 IT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기존 금융권의 영역이던 온라인결제 서비스나 선불카드 발급, 신용대출 서비스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 국내 금융업체들은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대중성을 확보한 IT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할 경우 위협적일 수 있다며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 및 IT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IT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지난달 중국 내 민간은행 사업자로 선정돼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했으며 이미 모바일 신용카드와 온라인 펀드상품, 온라인 결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인 바이두도 온라인 펀드 상품을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여기에 미국 IT기업인 페이스북도 아일랜드 중앙은행의 허가를 받아 정식 전자화폐 취급기관으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국내 IT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금융결제원과 손잡고 모바일 지갑서비스 '뱅크 월렛'을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3500만 국내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가 모바일 지갑시장에 어떤 파괴력을 가져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모바일뱅킹 등록고객 수는 4933만여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4.6% 증가했다.

이 같은 IT업체들의 '영역 침범'에 국내 금융업계에선 견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사와 카드사들은 거대 회원수와 자본을 지닌 미국과 중국 IT기업들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IT업체들은 온라인 금융상품 출시를 넘어 민영은행 설립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내 금융업계가 위협적으로 느끼는 건 중국 거대 IT기업과 페이스북"이라며 "페이스북이 아일랜드에서 은행업 허가를 받고 상용화될 경우 전 세계 이용자를 확보한 페이스북 뱅크가 현실화될 것이기 때문에 모바일 뱅크에 주력하고 있는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페이스북의 거대 뱅크 규모에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전 세계 가입자 수는 13억명에 육박한다.

중국 IT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성과는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알리바바가 출시한 온라인펀드 '위어바오'는 현재 8100만명 이상이 가입했으며 자금 규모는 4100억위안(약 68조3346억원)에 달한다. 바이두의 온라인펀드 '바이파'도 목표 판매액인 10억위안(약 1666억원)을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도 온라인펀드를 선보이며 비공식적으로 500억위안(약 8조3335억원)을 초과한 예수금을 예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pja@fnnews.com 박지애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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