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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창조하는 과학기술 리더들] “매출 매년 20~30%씩 뛰는 ‘가젤기업’ 50곳 육성할 것”

김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7 17:43

수정 2014.10.24 21:27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1989년 설립됐으며 목적과 임무에서부터 '중소기업 지원'이 명시돼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뿌리산업 분야, 생산시스템 분야, 융·복합생산기술 분야에서 실용화 생산기술을 집중 개발해 왔다.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이 향후 기관운영 방안 및 계획,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1989년 설립됐으며 목적과 임무에서부터 '중소기업 지원'이 명시돼 있는 유일한 기관이다. 뿌리산업 분야, 생산시스템 분야, 융·복합생산기술 분야에서 실용화 생산기술을 집중 개발해 왔다.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이 향후 기관운영 방안 및 계획, 중소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우리나라의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에서 중소기업과 가장 친밀하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기술 실용화를 지원해 글로벌 강소기업을 육성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습니다."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은 "2016년까지 연평균 20~30%씩 매출이 뛰어오르는 '가젤기업'(매출액이 과거 3년 연속 평균 20% 이상 지속적으로 고성장한 중소기업) 50곳을 육성하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1995년 생기원에 첫발을 들인 후 센터장, 사업단장, 본부장 등 주요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원내 사정에 훤한 그이지만 수장 자리에 오른 후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며 7개월간의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전국에 퍼져있는 39곳의 유관기관을 직접 방문하면서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 이 원장은 "'SME(중소기업·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토크'라는 장을 마련해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모시고 주기적으로 회의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지원 통합센터를 운영하면서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연구개발(R&D) 방향을 설정하는 데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뿌리산업과 관련, 그는 "연구인력은 고사하고 생산인력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3D산업(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스러운(dangerous) 분야의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고 제조업의 에이스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 행복 기술 구현을 위한 재난·극한·간병 로봇 개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재난 로봇 개발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제품수요가 없어 민간이 선뜻 나설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국가의 투자와 함께 출연연이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 원장은 "기성세대인 우리는 창조경제의 씨앗을 뿌리고 자녀세대들이 거두게 될 것"이라며 "과학에 흥미와 적성을 갖는 꿈나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창조경제 실현의 핵심은 인재육성"이라고 강조하는 이 원장을 지난 25일 서울 테헤란로에 위치한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에서 만나 중소기업을 위한 생산기술 연구개발 현안과 발전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생기원은 올해로 설립 25년을 맞았다. 그간 대표적인 성과와 올해 중점 추진과제는.

▲첫번째로 생산기술의 개념 확립 및 확산이다. 대덕연구단지가 지난해 출범 40주년을 맞았다. 이에 비해 25년이라는 시간은 그리 긴 역사가 아니다. 그러나 황무지나 다름없던 생산기술의 척박한 토양에 씨를 뿌리고 가꿈으로써 우리 제조업이 오늘의 성과를 맺는 데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두번째로 기술혁신형 중소·중견기업 육성이다. 기술혁신형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하고 맞춤형 기술 지원을 통해 강소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번째로 국가 생산기술 발전을 선도할 계획이다. 이에 부품·소재, 청정생산, 뿌리산업, 산업융합 등 범국가적 로드맵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구체적 성과로는 국내 고화질(HD) TV시대를 개척했고, 시속 350㎞급 한국형 고속전철차량을 개발했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는 두번째로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를 개발했으며 태양전지용 웨이퍼 잉곳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8000여건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이 중 70%를 실용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중점추진과제는 2016년까지 생기원 경영 목표로 제시한 세계 최고 수준의 실용화 연구집단 6개 육성, 고성장 기술주도형 기업 50개 육성, 기술료 100억원 달성이다.

―생기원이 중점을 두고 연구하거나 지원할 분야는.

▲3대 중점 연구 영역인 '뿌리산업, 청정생산시스템, 융.복합생산기술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R&D→실용화→지원'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실용화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3대 심화연구 개발을 통해 지역본부별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대표적 연구성과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까지 차세대 자동차용 고성능 다기능 부품 제조를 위한 핵심 뿌리기술, 고중량물 핸들링 로봇용 작업 지능제어기술, 다기능 나노컴포짓 코팅재료 공정기술, 탄소 복합소재 부품 금형 성형기술, 초경량 유연성 태양전지 및 저장 유닛 요소기술, 해양 첨단 산업용 초정밀 융복합 기술 개발이 목표다.

―뿌리산업 지원 현황과 비전은.

▲주조·금형·용접 등의 뿌리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국가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의 경쟁력 향상도 요원하다. 생기원은 2011년 '뿌리산업 진흥 및 첨단화에 관한 법률' 제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정부로부터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운영을 위임받아 뿌리산업 육성에 필요한 종합 지원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또한 해마다 뿌리산업 주간을 정해 기업인들을 포상하고 뿌리기업 명가 선정, 전문 기술인력양성, 뿌리 전문기업 육성 등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우수 인력을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도 뿌리산업 진흥 실행계획을 수립·추진하고 뿌리산업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등 육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나 뿌리기업 평균 근로자 수는 10.4명, R&D 혁신 역량 부족, 열악한 근무환경 등 여전히 3D산업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생기원은 뿌리산업의 미래가 곧 우리 제조업의 미래라는 사명감을 갖고 산업 진흥의 중추로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뿌리산업을 자동화(Automatic)되고 깨끗하고(Clean) 편안한(Easy) 'ACE산업'으로 전환해 나가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출연연의 기술사업화가 화두인데.

▲성과확산 전담조직(TLO)을 CBO(Creative Business Office)형으로 정비하고 기술이전 기여자에 대한 보상 강화 등 기술이전 제도를 개정해 성과 창출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기술이전 및 사업화 업무 표준화를 위한 자체 R&BD(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프로세스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R&D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요자 중심의 기술을 발굴·개발하고 특허출원, 기술 이전 및 사업화,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적 성과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관리하는 지식재산권(IP)경영지원서비스 체계를 확립했다. 슈퍼 IP사업, 기업주문형 기술이전(Tailored R&D)사업 등 기술사업화 전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1년 100건이던 기술 이전 건수가 2012년 358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2013년에는 327건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전문 인력, 예산 등 원내 기술 이전 역량을 강화해 성과 창출 견인 계획을 마련했다. 이러한 기관의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일에는 '2014 대한민국기술사업화 대전'에서 기술이전·사업화 성과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미래 창조하는 과학기술 리더들] “매출 매년 20~30%씩 뛰는 ‘가젤기업’ 50곳 육성할 것”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생기원의 실천방안은.

▲창조경제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의 근원은 기업이므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기업을 성장시키는 한편, 창업 활성화가 핵심이므로 생기원은 일자리 창출의 보고인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통해 창조경제 구현을 선도하고 있다.

생기원은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위해 지난해 8월 미래부 소관 25개 출연연이 공동 설립한 중소기업지원 통합센터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통합센터는 장비, 인력 등 출연연이 보유한 각종 기술 개발 자원을 통합 DB화하고 전국 12개 오프라인 거점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온·오프라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기업의 기술지원 요청에 부응하고 있으며 개소 후 접수된 총 1만247건의 기술 애로사항 문의 중 99%를 해결했다. 과거 생기원 단독 지원 때보다 숫자면에서 9배로 증가한 수치다. 지원 내용 면에서도 단순한 기술 상담을 넘어 신뢰성 테스트를 통한 신규판로 개척, 장비지원을 통한 품질 향상 등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하고 있다.

―융복합기술 실천을 위한 전략은.

▲융복합생산기술은 생기원 3대 중점 영역 중 하나다. 전통제조기술에 정보기술(IT)·나노기술(NT) 등의 첨단기술을 접목한 융복합생산기술 개발·지원을 통해 기존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융합이 화두가 될 것을 미리 내다보고 중소·중견기업이 융합기술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경기지역본부 내에 로봇, 산업용 섬유, 웰니스 등 융복합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연구실용화 그룹을 배치했다. 이곳을 통해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 근력 보조 착용 로봇 '하이퍼', 정보전달용 '디지털사(Micro wire)', 가볍고 유연한 '경량 방탄복' 등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산학연 협력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글로벌 연구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국내의 경우 대기업 및 대기업 협력기업들과 다자간 양해각서를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들과는 공동 R&D 및 원천기술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으며 개도국과는 해외거점을 이용한 한국친화형 시장 확대 등 차별화된 접근을 통해 협력 효과를 극대화하고 그 결과물을 중소기업 국제화 및 글로벌 마케팅 지원에 활용 중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융합 발전을 가로막는 법·제도 개선을 위해 '산업융합촉진법'의 효율적 시행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생기원에 유치한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를 통해 산업융합 정책이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제시할 뿐 아니라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도 총괄하고 있다.

bbrex@fnnews.com 김혜민 기자

■약력 △59세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 학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석사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교 기계공학 박사 △LG 소프트웨어 자동화개발센터부장 연구소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 G7 첨단생산시스템개발 사업단 단장 △〃국제IMS 사무국 국장 △〃자본재산업기술개발센터 소장 △〃해외(미국) 사무소 소장 △인천정보산업진흥원장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10대 원장 △2002년 한국전자거래학회 공로상 △2005년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상 △2014년 중국기계과학연구총원 명예고문 위촉패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기관표창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실용화 전문 연구 개발.지원기관이다. 충청남도 천안시 양대기로길에 위치한 천안 본원의 항공사진이다. 본원 외에도 인천, 안산, 광주, 대구, 부산에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된 연구 및 기술지원 연구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실용화 전문 연구 개발.지원기관이다. 충청남도 천안시 양대기로길에 위치한 천안 본원의 항공사진이다. 본원 외에도 인천, 안산, 광주, 대구, 부산에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된 연구 및 기술지원 연구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산업계, 그중에서도 특히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실용화 전문 연구 개발·지원기관이다.

연구개발(R&D) 성과의 현장 밀착지원을 위해 본원인 천안 외에 인천, 안산, 광주, 대구, 부산에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된 연구 및 기술지원 연구본부를 두고 있다.

생기원의 뿌리기술 경쟁력은 국내 최고의 역사와 최강의 수준을 자랑한다. 이 점을 인정받아 정부가 국내 뿌리산업의 종합적·체계적 육성을 위해 설치한 국가 뿌리산업진흥센터를 유치했으며 뿌리산업 인프라 구축을 비롯한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생기원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세계 최초 티타늄금속 재생기술 개발과 에코 마그네슘(ECO-Mg) 합금기술 개발을 꼽을 수 있다. ECO-Mg는 기존 마그네슘 합금의 특성을 향상시키면서도 환경 및 인체 유해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가공이 가능하다.
이를 알루미늄에 적용해 미국 보잉사와 ECO-Mg 및 에코 알루미늄(ECO-Al) 합금기술을 활용한 항공기용 소재 부품 공동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엔지니어링기술지원센터, 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 운영 등 국가 주도의 생산기술 사업 관리.평가 업무도 맡고 있으며 천안, 시화, 안산 등 5개 지역에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개방하여 연구기반 시설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분야별 공용실험실을 운영하고, 정밀화학시설로는 국내 유일한 시화 파일럿 플랜트, 동대문 의류스웨터기술센터 등의 시설을 운영 중이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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