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지면+사진 대작 아이온, 과연 ‘글로벌 게임’ 성공할까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17 15:08

수정 2008.12.17 15:08


(아이온 사진 16일 정과부 화상에)

엔씨소프트의 승부수 ‘아이온’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다중역할수행접속게임(MMORPG) 아이온의 해외 진출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아이온의 해외 매출과 국내 매출 비중이 5:5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일본과 대만, 미국, 유럽 순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이온은 온라인게임업계 맏형인 엔씨소프트가 젖먹던 힘까지 총동원해 만든 역작이다. 엔씨소프트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용으로 쓸려고 개발한 것이 아니기에 해외에서의 성공은 필수다. 사실 아이온은 한국 다중역할수행접속게임(MMORPG)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타진해 줄 시금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가장 먼저 진출하는 중국에서는 서비스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12일부터 중국의 1위 게임사 샨다를 통한 현지 비공개 시범서비스에 돌입했다. 2009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현지화를 통해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샨다는 위메이드가 개발한 ‘미르의 전설’을 서비스하는 영향력 있는 중국게임사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7년 11월 샨다와 계약금 3000만 달러, 미니멈 개런티 2000만 달러로 현지 영업성과와 관계없이 5000만 달러를 보장받는 사상 최고 대우로 ‘아이온’의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WOW에 익숙한 이용자들, 아이온 선택할까

일단 업계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World of Warcraft)’를 즐기던 이용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을 만큼 게임 시스템이 유사하면서도, 미려한 그래픽을 강점으로 차별화시켰다는 것. 비행 전투라는 참신한 요소를 도입한 것도 한 몫을 했다.

또 시범서비스 당시 동시접속자가 20만명을 돌파하고 상용화까지 그 기세가 이어지는 등 국내 반응이 썩 좋다. 이 성적이 해외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유진투자증권 최찬석 연구원은 “최근 아이온의 PC방 사용시간이 리니지 2의 3.7배에 달하는 등 국내 성공가능성은 이미 동접만으로도 검증된 상태”라며 “해외 진출 성공 여부는 아이온의 게임성과 지역별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내보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고사양·고용량, 해외시장 통할까

그러나 아이온의 강점인 이러한 아름다운 그래픽이 높은 컴퓨터 사양을 요구한다는게 문제다. 해외 이용자들의 컴퓨터 사양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 해외 이용자들의 외면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온의 권장 사양은 CPU에서 인텔 펜티엄 듀얼코어나 AMD 애슬론 64 X2 이상을 요구한다. 또 2기가바이트 이상의 램과 엔비디아의 지포스7600이나 AMD 라데온 X2600 이상의 그래픽카드, 30기가바이트 이상의 하드디스크 용량이 필요하다. 한국 PC방에서도 아이온의 쾌적한 플레이를 위해선 상당수가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온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서구인의 입맛에 맞는 캐릭터와 미려한 그래픽인데, 북미나 유럽의 일반적인 PC 사양이 아이온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할 만큼 따라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대세를 이루는 콘솔 게임들과 국내 롤플레잉(RPG) 게임에 대한 선입견, 낮은 인지도 등의 전통적인 문제점들도 발목을 잡는 게 사실이다.

■짧은 시범서비스 기간…콘텐츠 검증 더 필요

아이온에 대한 국내에서의 검증이 아직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3개월에서 6개월간 이어지던 기존 게임들의 시범서비스에 비해 아이온의 유료화가 매우 빨리 이루어진 만큼 아직 콘텐츠 보강능력과 유료화 모델로서의 검증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

17일 메리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아이온의 현재 최고 동시접속자수는 15만∼20만명으로 매우 양호하나 공개시범서비스 2주만에 유료화로 넘어간 것이라 아직은 초기 마케팅 효과와 전시효과 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상용화 이후 실질적인 정착률은 오는 25일부터 나타날 이용자들의 재결제 여부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초기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고레벨 이용자들의 경우 반복되는 사냥과 단순한 퀘스트, 그리고 캐릭터간 밸런스 문제에 싫증을 내고 있다”며 아이온의 게임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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