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지면 대만법인 철수…NHN 해외사업 재편 ‘신호탄’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22 09:02

수정 2010.03.22 14:33

NHN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사업에 칼을 들었다. 대만 사업을 철수키로 한 것. 업계에선 NHN이 해외사업 구조조정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NHN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은 대만·홍콩 등 동남아 인터넷 시장 분석을 위해 대만 타이베이에 설립했던 NHN 타이완(世聯互動網路有限公司, 스롄후동왕루요우시엔꿍스)을 철수하기로 했다. NHN은 지난 11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대만 법인의 청산절차가 진행중이며 자본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명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5억원 규모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NHN 타이완은 지난해 마케팅 인턴십을 운영하는 등 시장조사활동을 벌여 왔으나 2년만에 현지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NHN 관계자는 “본래 시장조사 차원에서 설립된 것인 만큼 매출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며 “양안관계가 좋아짐에 따라 중국 법인만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다음 대상은 中 아워게임?

이같은 대만 법인 청산에 대해 포털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본격적인 해외사업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부터 김상헌 NHN 대표는 “이익이 나지 않는 불필요한 파트를 과감히 정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현재 적자를 보고 있는 중국 법인이 그 다음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N은 지난 2004년 중국 게임포털 아워게임을 1200억원에 인수해 현지 온라인 게임시장에 도전했지만 지난해엔 2008년에 비해 23%나 매출이 줄어들며 적자를 보는 등 성적이 부진했다. 이 때문에 중국 법인을 타 업체가 인수한다거나 법인 철수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올들어 시장에서는 철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워게임이 계속 침체를 보이면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NHN 한게임의 정욱 대표는 최근 “중국 아워게임의 포지션이 메이저에서 멀어지고 있는 시점으로 보고 있고 실제로 (아워게임을) 인수하겠다는 제안도 받은 적이 있다”며 “여러 옵션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적자를 면치 못했던 미국법인 역시 구조조정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특단의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돌파구는 일본…검색사업 ‘올인’

NHN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일본 법인, 특히 검색 사업에 집중시키고 있다. 검색사업과 게임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일본 지역은 NHN 해외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좋아진 곳이다. 그마나 실적이 양호하던 게임 부문에서는 매출 성장세가 둔화, 넥슨 일본법인에 온라인 게임시장 매출 1위를 넘겨줬다. 하지만 검색에선 성장세가 빨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9년 24만명에 불과하던 네이버 재팬의 순방문자(UV)수는 24만명에서 올들어 200만명 가까이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네이버재팬의 순위는 36위까지 올라섰다.

NHN은 최근 일본 중견 포털사이트인 라이브도어 인수에 적극 참여, 회원수와 블로그 인력을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 제시한 라이브도어의 가격은 1억 5000만 달러 수준. 이처럼 NHN이 일본 검색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검색광고시장에 대한 규모 차이 때문이다. 일본의 온라인 광고시장은 국내의 5배를 넘어서고 있으며 아직도 고성장중이다. 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일본 검색시장은 시장 점유율이 10%만 늘어도 NHN의 매출은 3200억원이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증권가에서는 NHN이 라이브도어 인수에 성공할 경우 검색 점유율을 연내 10% 안팎까지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 정우철 연구원은 “네이버재팬의 UV는 2010년 하반기에 5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일본 검색서비스 점유율 50%정도를 점하고 있는 야후재팬의 2009년(2009.3∼2010.3)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3.5조원,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일본 검색시장 점유율 1위, 2위인 야후 재팬과 구글 재팬의 UV는 각각 4000만명대, 3000만명대다./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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