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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고객,VIP로 모셔라] 고객이 왕..‘불만 제로팀’ 떴다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28 16:42

수정 2009.05.28 16:42



“모든 고객을 VIP로 모셔라!”


치열한 가입자 경쟁을 벌이는 통신업계에 떨어진 지상명령이다.


고객이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엔젤’이 임대휴대폰을 직접 배달해 주고 고객센터 상담원은 영상전화로 직접 얼굴을 보면서 세세하게 고객의 불편을 해결해 준다. 설치기사가 주부 혼자 있는 집을 방문할 때는 고객이 인터넷에서 기사의 얼굴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해 고객의 불안한 마음까지 사전에 막아준다.


고객이 과분하다고 느낄 정도의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고객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게 요즘 통신시장이다. 세계 최고의 통신인프라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통신상품의 품질만으로는 경쟁이 안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해 봤더니 3세대 이동전화는 평균점수가 99점을 넘었고 초고속인터넷도 평균 92점이나 나왔다.


게다가 포화 상태에 달한 통신시장에서 경쟁사는 호시탐탐 고객을 뺏어갈 궁리를 한다.


질 좋은 통신품질에 익숙하고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눈 높은 고객’을 모셔야 하는 통신업계는 모든 고객이 ‘VIP 대접을 받고 있어 행복하다’고 느낄 정도의 서비스를 만들어내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6월부터 KTF를 통합해 유·무선 통합회사로 거듭나는 KT의 서비스 목표는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편리함’이다. “합쳤더니 기대 이상 편하고 좋아졌다”는 고객의 반응을 얻어내겠다는 것이다.


KT는 일단 요금 고지서부터 확 바꿨다. 고지서 첫 면에 납부금액, 사용한 금액, 할인받은 금액 등을 크게 표시해 월 사용내역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고 불필요한 안내문구나 광고도 과감히 삭제했다. KT는 “회사가 알리고 싶은 것보다 고객이 알고 싶은 것을 앞세우는 게 서비스의 기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첨단 고객 중심 경영관리기법인 ‘고객경험관리(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를 도입했다. SK텔레콤은 3월부터 모든 고객에게 영상고객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일부 VIP고객에게만 제공되던 서비스를 확대해 모든 고객을 VIP로 모신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설치기사가 약속시간보다 30분 이상 늦게 도착하면 초고속인터넷 기본료를 50%나 할인해준다. 그만큼 고객과 약속한 것을 철저히 지킨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LG텔레콤과 LG파워콤은 ‘눈높이 고객만족’이 모토다. LG파워콤은 한번 고객의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2회 이상 같은 불편이 접수되지 않도록 100% 해결서비스 체제를 상반기 중 갖출 계획이다. LG텔레콤도 접수된 고객불편사항에 대해서는 모두 ‘꼬리표’를 달아 완벽하게 해결될 때까지 특별관리하는 체제를 갖추는 등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 KT 여성 AS기사 ‘QOOK 1004(쿡 천사)’

■통합KT, ‘원앤뉴(ONE&NEW)’ 서비스로 감동


통합KT는 회사를 통합하면서 유·무선 상품은 물론 서비스도 통합해 ‘원앤뉴’ 서비스를 선보일 채비를 갖췄다.


우선 고객 콜센터를 ‘100’번으로 통합하고 인터넷 사이트도 ‘kt.com’으로 합쳤다. 통합회사 출범 초기 고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것. 상담원들은 유·무선 통신상품의 불편을 모두 상담하도록 교육을 강화한다.


인터넷이나 전화처럼 유선상품이 많은 KT는 내년부터 설치기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도입하기로 했다. 고객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기사를 GPS로 확인해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또 설치·애프터서비스(AS) 기사를 만나는 고객이 주로 주부라는 점을 고려, 여성 기술자 고용을 늘려 고객 호감도를 높이기로 했다. ‘QOOK 1004(쿡 천사)’로 불리는 여성 기사는 현재 97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 1004명까지 늘린다. AS기사들은 고객이 지적한 불편사항 외에도 세세한 불만사항을 일일이 물어보고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미리 처리할 수 있는 ‘사전 민원방지’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KT의 이동전화 전파가 잘 잡히지 않는 음영지역 가입자에게는 일일이 댁내 무선중계기를 설치, 이동전화 품질에 대한 불만도 최소화할 계획이다.

▲ SK텔레콤 영상고객센터

■SKT-SK브로드밴드, 고객에 ‘행복 경험’ 선물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모든 고객이 행복한 경험을 하도록 하는 데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든 서비스는 고객이 상품에 가입하는 단계부터 AS 신청단계, 서비스 이후단계를 29단계로 구분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단계별로 고객의 행복감성을 최대화하도록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


SK텔레콤은 국내 처음으로 휴대폰에서 114를 누르면 바로 고객센터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통화량이 많아 상담을 하지 못한 고객은 휴대폰 번호를 남겨놓으면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걸어 민원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음성상담이 어려운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수화상담사도 배치했다.


청소년들이 과도한 무선인터넷 요금 때문에 고민하는 일이 없도록 상한제를 둬 요금불안까지 사전에 차단했다. 또 스팸메시지를 받고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보이용료를 물게 된 고객은 요금을 취소해 달라고 신고할 수 있는 제도도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는 10대 실천과제를 정해 전 직원이 실천하고 있다. 한동안 영업상담원이 경품을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는다는 고객불만이 많았던 점을 고려해 영업원 실명제를 도입했다. 또 해지가 어렵다는 고객불만은 해지 처리 예정시간제를 도입, 고객이 불쾌해 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콜센터에 접수된 모든 불만은 24시간 내 해결을 원칙으로 세웠다. 올해부터는 미처 인터넷망 업그레이드가 늦어져 속도가 낮은 지역 고객들에게 불편이 없는지 미리 체크하는 ‘사전케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 LG텔레콤 ‘엔젤’ 휴대폰 케어서비스

■LG텔레콤-파워콤, 사랑받는 서비스 개발


LG텔레콤과 LG파워콤은 고객 관점에서 모든 서비스를 새로 설계해 ‘사랑받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다.


LG텔레콤의 대표 눈높이 서비스는 ‘휴대폰 케어서비스’. LG텔레콤 고객은 사용하던 휴대폰을 갑자기 분실하거나 고장났을 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갑자기 휴대폰을 잃어버렸을 때는 15일간 무료로 임대폰을 쓸 수 있다. 또 휴대폰이 고장났다면 LG텔레콤의 ‘엔젤’에게 휴대폰 수리를 부탁하면 된다. ‘엔젤’이 고장난 휴대폰을 가져가 수리한 뒤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일까지 맡아 처리해 준다. 경쟁사들이 요금할인, 멤버십할인 같은 혜택에 주력할 때 휴대폰 관리서비스에 눈을 돌린 것이다.


또 LG텔레콤은 고객센터에 접수된 고객불만을 일일이 분석, 경영에 반영한다. 그 결과 2005년 20만건에 달하던 고객불만 신고가 2007년에는 2만8000여건으로 95%나 줄어드는 효과를 냈다. 그만큼 고객의 불만이 줄어든 것.


LG파워콤은 고객서비스 관련 업무를 공급자 시각에서 벗어나 고객관점에서 재설계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을 CS데이(Customer Satisfaction Day)로 지정해 직원들이 고객의 불만을 분석하고 같은 불만이 재현되지 않도록 100% 개선한다.

특히 고객의 집에 인터넷 설치나 AS를 위해 기사가 출동하면 나간 김에 고객 PC환경을 점검, PC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의 작은 불만들도 해결해 준다.


여기다 LG파워콤은 ‘온라인 해피콜’ 제도를 도입해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폭넓은 고객의 의견을 수렴해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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