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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국내서 윈도 7 띄우기 ‘총력전’…과연 성공할까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0.08 21:09

수정 2009.10.08 21:09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22일 발매되는 차기 운영체제 ‘윈도 7’을 국내에서 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윈도 7’에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동시 발매하고 호환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전략적으로 ‘XP모드’를 개발했다. 블로거들을 초청해 제품을 증정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계획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윈도 7’, 과연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드웨어 선발매·호환성 해결·CEO 출동까지

지난 7일 한국MS는 윈도 7과의 호환성 및 최적화를 강조한 고화질(HD)급 웹캠과 블루트랙 마우스, 키보드 등 8종의 하드웨어 신제품을 선보이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웹캠과 마우스에 원터치 버튼을 통해 윈도 라이브 메신저나 무비메이커, 포토갤러리 등의 윈도 라이브 서비스를 호출하는 기능이나 원터치 윈도 전환 기능을 탑재하고 키보드에는 핫키를 만들어 개선된 작업표시줄 기능과 윈도 라이브 서비스, MS 오피스 프로그램 등을 구현하는 식이다. MS는 2010년 라인업을 윈도 7 발매와 맞춰 선보임으로써 PC 교체 붐을 타 실적을 극대화하겠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기존 운영체제와 호환성을 높일 카드도 내놨다. MS는 윈도 XP에서만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차기 운영체제인 ‘윈도 7’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XP 모드’ 개발을 완료했다. XP 모드는 오는 22일 윈도 7 정식 발매와 함께 무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그간 윈도 XP의 후속 운영체제였던 윈도 비스타는 XP에서 구동되는 프로그램이 호환이 안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외면당하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현재 윈도 비스타의 시장점유율은 고작 19%에 불과하다. MS는 이 같은 인식을 깨부수기 위해 전략적으로 XP 모드를 개발해 왔으며 4월부터 이 같은 기능을 대대적으로 광고해 왔다.

특히 내달 초에는 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국내 기업 고객들을 만나 미팅을 갖고 강연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윈도 7 판매를 독려할 예정이다. 또 바이럴 마케팅을 감안해 윈도 7 발매일인 오는 22일에는 파워블로거 777명을 초청해 시연행사를 갖고 이들에게 윈도 7 제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걸림돌은 시기와 가격…IT 기업들 지갑 열까

윈도 XP가 시장에 선보인 지 8년이나 됐다. 국내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능이 대거 탑재된 ‘윈도 7’에 호의적이다. 스마트폰 등에서 최적화된 ‘멀티 터치’ 기능이나 개선된 부팅 속도,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사진과 음악·동영상 콘텐츠를 외부 PC에서도 원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디어 스트리밍’ 기능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반 PC와 노트북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넷북에서도 이용에 문제가 없는 범용성도 강점이다.

그러나 성공을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 XP의 후속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는 호환성 문제뿐 아니라 경기 악화로 인해 기업들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대한 지출을 줄인 가운데 출시됐다는 점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불황이라는 것. 여전히 기업들의 IT 예산이 줄어든 상태라 PC 교체 등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000개의 회사 가운데 단 34%의 기업만이 2010년 말까지 윈도 7을 도입할 것이라는 조사도 나왔다. 국내에서만 윈도 7 열풍이 불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상은 금물인 셈이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저가 버전 ‘홈 베이직’은 국내에 발매되지 않는다. 지난 7일 MS가 공개한 윈도7 국내 정식 판매가격은 ‘홈 프리미엄’ 버전이 27만9000원, ‘얼티밋’ 버전이 38만9000원. 윈도 비스타나 XP에서 업그레이드하는 경우에도 홈 프리미엄으로의 업그레이드는 15만8000원, 얼티밋 버전으로는 29만5000원의 비용이 든다.

한국MS 관계자는 “일전에 비스타보다 가격을 17% 인하한다는 발표는 ‘홈 베이직’에 국한됐던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비스타와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기능을 포함했기에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체감은 다르다. 출시 당시의 비스타와 비슷하지만 불경기엔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각보다 높은 업그레이드 가격으로 사용자들이 계속 버틸 수 있을 때까지 XP를 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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