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청년기 과도한 음주 ‘척추결핵’ 2배이상 늘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3.21 16:49

수정 2014.11.07 10:14



결핵은 사라진 병이 아니다. 척추결핵은 더욱 그렇다. 경제 발전과 생활환경이 개선되면서 한때 암보다 무서운 전염병이었던 결핵인구도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1960년대 이후 정책적인 결핵퇴치운동을 벌이면서 그 발병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결핵은 우리나라 질병별 사망순위 10위이다. 연간 새로 생기는 환자수만 해도 3만명 이상이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 청년기 환자에게서 ‘척추결핵’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최근 영동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근수 교수는 지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척추결핵으로 수술한 17명 환자군(그룹 A)과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수술을 실시한 28명 환자군(그룹 B)을 비교 분석했다.

김 교수가 21일 밝힌 분석결과에 따르면 평균 연령이 59세였던 그룹 A와 달리 그룹 B의 평균 연령은 43세로 무려 16세가 낮아졌다.이를 세분화하면 그룹 A는 18∼30세 청년기 환자가 14%를 차지한 반면 그룹 B는 36%로 약 2.5배나 증가했다.

■청년기 척추결핵은 고름집이 특징

척추결핵은 척추골 파괴와 고름 형성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보인다. 나이가 많은 환자는 척추체 파괴, 척추 변형 및 마비 증상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청소년 혹은 청년기 척추결핵은 등과 허리 쪽 통증을 호소하면서 커다란 결핵성 농양(고름집) 형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많은 환자가 결핵성 농양이 가슴이나 배 안(복부)을 가득 채울 때까지 전혀 증상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각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환자의 몸이 젊어서 결핵에 버틸 수 있는 저항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젊은 환자는 뼈에 대한 파괴가 빨리 진행하지 않는 대신, 강한 염증 현상이 일어나 고름집이 척추 결핵 위치 주변으로 크게 고인다.

■과도한 음주, 흡연이 영향

청년기 척추 결핵은 영양상태가 좋지 않고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하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조사 결과 청년기 환자 56%는 △무직 또는 휴학상태로 소속집단이 없거나 △학업을 하거나 직장이 있더라도 자취 생활을 하는 등 불규칙적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있었다. 결핵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청년 실업율이 높아지고 가정으로부터 독립해 생활하는 청년기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불규칙적인 식생활, 영양 섭취 부족, 과도한 음주 및 흡연과 같은 나쁜 생활습관을 지속하는 사이 신체 면역력이 감소되고 이 틈을 노려 결핵균이 번식해 척추에 자리 잡은 것이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김근수 교수는 “실제로 척추 결핵을 앓고 있는 청년기 환자를 면담해 보면 기상과 취침이 규칙적이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운동보다 인터넷게임과 같은 정적인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균형 잡힌 조리음식 보다 간단한 인스턴트 음식을 주식으로 섭취하고 있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1년간 꾸준히 약 복용해야

한국인이 보이고 있는 활동성 결핵 보균율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 높다. 따라서 정상인도 쉽게 결핵균에 노출될 수 있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1차 감염을 거치고 신체 내부에 결핵균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신체가 언제나 건강하다면 결핵균 보유가 큰 문제를 가져오진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면 결핵균은 다시 활동할 수 있다. 척추결핵은 조기 발견 후 결핵약을 사용한다면 100%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신경마비 증상이 있거나 척추가 많이 녹아서 변형이 심해 위험한 상태라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약 1년간 결핵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결핵을 완치할 수 있다.


/pompom@fnnews.com정명진기자

■사진설명=폭음으로 이어지는 술자리를 자주 갖는 청년들이 척추결핵에 걸릴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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