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다음 ‘PC자원 강제사용’ 논란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2 16:44

수정 2009.03.12 16:44



내 PC의 자원을 제공하지 않으면 내가 올린 동영상도 볼 수 없다고(?)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다음이 자사의 인기 동영상 섹션 ‘TV팟’에서 ‘그리드 딜리버리’ 기술을 사용한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하지 않을 경우 대용량 동영상을 볼 수 없도록 제한해 논란이 일고 있다. TV팟은 포털사이트 가운데 방문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기 섹션이다.

그리드 딜리버리는 서버뿐 아니라 사용자들의 PC 자원까지 이용하기에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정작 사용자의 PC는 얼마간 느려진다는 단점이 있어 누리꾼들이 기피하는 기술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동영상 사이트 판도라TV가 ‘그리드 딜리버리’ 기술을 일시적으로 사용했지만 사용자들의 반발에 밀려 지금은 플래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전환한 상태다.

지난 10일부터 다음은 버퍼링 현상을 줄이는 등 안정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누리꾼 컴퓨터의 임시폴더에 동영상 파일의 일부를 저장, 다른 이용자와 공유하는 방식의 그리드 딜리버리 프로그램인 ‘피노(Pino)’를 이용자들에게 배포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TV팟의 대용량 동영상을 아예 재생할 수가 없다는 것. 그리드 딜리버리의 기술적 특성을 감안하면 프로그램 설치 여부를 서비스 이용자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이를 필수 프로그램으로 만든 다음의 조치는 누리꾼들의 선택권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상세한 설명이 별도의 ‘안내 공지’ 버튼을 눌러야 나오도록 배치해 이용자들이 사용자의 PC 자원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 더구나 프로그램이 없을 경우 자신이 업로드한 손수제작물(UCC) 영상조차 시청이 불가능해 저작권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반발도 일고 있다.


이 외에도 피노를 설치했음에도 동영상이 나오지 않거나 동영상을 다른 곳으로 링크시킨 경우에는 ‘피노 설치’ 등의 버튼을 눌러도 반응이 없는 등 각종 에러가 발생, TV팟의 공식 블로그는 이를 성토하는 누리꾼들의 댓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음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은 동영상과 음악을 재생할 때만 작동하며 특히 재생시간이 26분 이상인 대용량 콘텐츠에서만 작동된다”며 “TV팟의 많은 사용자에게 좀 더 안정적인 재생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그리드 딜리버리 기술이 앞으로 TV팟의 저용량 동영상에도 적용될지는 미정인 상황이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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