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fn창간 9주년] 빠른 기업 강한 기업-온라인 게임 세계로 질주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6.24 16:03

수정 2009.06.24 16:03



“한국산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면 일단 눈길부터 달라집니다. 국내 게임전시회인 지스타에도 수입계약하러 오는 바이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이번에 열리는 KOTRA 콘텐츠마켓엔 소니와 노키아, THQ 등 유수의 배급사들이 우리나라 게임을 사러 몰려 올 겁니다.”

요즘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은 세계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해도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듯 하다. 엔씨소프트가 대작게임 ‘아이온’을 론칭한지 반년도 채 안돼 세계속으로 급속히 뻗어나가는 걸 보면서 게임업계는 “온라인게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며 의욕에 불타고 있다. 온라인 게임산업 종사자들은 요즘처럼 자긍심을 느낀때가 없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국내 온라인 게임 수출은 지난 2001년 1억3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억9816만 달러로 7배나 급성장해 한국 IT산업의 당당한 한 축을 차지했다.
연평균 30%선의 고속성장이다. 해외에 진출한 온라인 게임수는 약 220개. 수출 국가는 70개국을 넘는다. 국산 온라인 게임을 접해 본 전세계 이용자만 약 10억명으로 추산될 정도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0년대 초중반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게임업체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킬 때 토종 업체들은 기를 펴지 못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긴 하지만 자국 게임산업 보호를 위해 허가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한국 게임에 대한 견제가 장난이 아니다. 이런 어려움을 뚫고 사상 최대의 활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업계가 2000년도 이후 꾸준히 매출의 60∼7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온 결과다.

철저한 현지화도 성공을 앞당기는데 한 몫 했다. 초창기 한국 게임수출을 이끌었던 타이틀인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가 이슬람권에서 ‘성기사’ 등 기독교 냄새가 나는 이름을 아예 바꾸고 십자가 모양을 게임에서 빼는 등 현지화에 주력한 것은 유명하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이나 웹젠의 ‘헉슬리 더 디스토피아’ 등이 세계 시장 진출에 척척 성공하는 것도 철저한 현지화 덕분이다. NHN의 게임포털 한게임도 해외 게임포털 ‘이지닷컴’을 독일어, 스페인어 등을 지원하는 다국어 버전으로 리뉴얼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현지 게이머들의 ‘민심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산 온라인게임의 전망은 매우 밝다. 2003년에 21억 26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PC와 인터넷 보급률이 점점 상승하면서 확대돼 내년엔 132억4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온라인 게임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토종 게임업체들에게 세계 시장에서의 온라인게임 점유율 상승은 축복이나 다름없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내년엔 내수 8조원, 수출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수출 2조원은 전자나 자동차산업으로 따지면 100억∼200억달러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휴대폰을 수출할 경우 부속품과 각종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지만 게임은 대부분 순수익으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