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트위터에 국내기업 ‘도메인 도둑’ 판친다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09 17:22

수정 2009.08.09 17:22



트위터에서 ‘이름 도둑’이 판치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 해외 유명 브랜드에만 있던 주소 선점 현상이 국내 트위터 열풍을 타고 토종 브랜드나 유명인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10대기업의 홈페이지 주소(URL)를 이용한 트위터 주소는 모두 다른 사람이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상당수가 실제 사용되지 않고 있어 말 그대로 ‘선점용 주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Samsung)의 경우 계정이 아예 막혀 있으며 현대자동차(hyundai)와 LG는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한 개인이 사용 중이다. 포스코(posco), SK, 롯데(lotte), 현대중공업(hhi), 금호아시아나(kumhoasiana), 한진(hanjin) 역시 이용자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 더페이스샵이나 교보문고(Kyobobook), 예스24(Yes24), 효성그룹(Hyosung), 야후코리아 등도 이미 주인이 있다.

이동통신업체인 KT와 SK텔레콤(Sktelecom)이 각각 기업 이름과는 거리가 먼 ‘ollekt’와 ‘sktelecom_blog’라는 이름으로 트위터를 개설한 것도 이미 ‘KT’와 ‘SKtelecom’ 아이디가 선점돼서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의 아이디나 이름도 마찬가지로 선점 대상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유튜브 등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할 때 쓴 아이디인 ‘PresidentMBlee’는 벌써 한 누리꾼이 재빠르게 등록한 상태다. 해외에선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감독 토니 라로사 등이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 같은 선점 현상은 상당수가 금전이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쇼핑몰 인터파크(interpark)는 트위터 계정을 치고 들어가 보면, 아이디 관련 문의를 할 수 있도록 국내 e메일 주소만을 한글로 적어놓은 것이 보인다.
트위터 주소를 금전적으로 판매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트위터는 사용자가 급속히 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홍보수단으로 사용하고 싶어하지만 기업 이름을 그대로 영문으로 만든 계정이 없으면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의 트위터를 찾아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기업 이름을 그대로 영문으로 만든 트위터 계정은 트위터 마케팅의 핵심인 셈. 업계 한 관계자는 “트위터가 계정으로 상대방을 찾고, 서로 연결해 놓으면 긴밀하게 소식을 전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일부 인터넷을 잘 아는 사람들이 기업의 브랜드를 선점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으로서는 드러내놓고 계정이 선점당했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비싼 돈을 들여 계정을 구입하면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어 트위터 계정 선점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털어놨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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