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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폰 테츠너 “웹브라우저 미래 시장 무궁무진”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0.13 18:03

수정 2009.10.13 18:03



“웹사이트에서 바로 서류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구글 독스(Docs)’를 보세요. PC 안의 프로그램들은 웹서버에 이용자들이 접속해 이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점점 통합되고 있습니다. 중심이 웹으로 이동하는 이상 애플리케이션 수는 점점 줄어들 겁니다. 브라우저는 더 커다란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고 오페라도 점점 더 강해지고 커질 겁니다.”

100여개에 가까운 업체가 난립하던 웹브라우저 시장은 지난 10년간 치열한 경쟁 끝에 다섯 개만 살아남았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 애플 사파리, 구글 크롬 그리고 웹브라우저 ‘오페라’가 그것. 이 중 오페라는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 같은 강자에 맞서 살아남았고 ‘탭’과 ‘세션’, ‘마우스 제스처’ 등 요즘 익숙해진 개념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오페라 소프트웨어의 욘 폰 테츠너(Jon S. von Tetzchner) 대표(CEO)를 만나 앞으로의 웹브라우저 모습과 한국에서의 사업방안을 들어봤다.


■“사람들은 어디서든 ‘접속’ 원해…브라우저 역할 커질 것”

“인터넷이 발전을 막 시작한 94년에는 브라우저가 단순히 문서를 보여주는 뷰어(Viewer)의 역할에 그쳤지만 자바와 같은 여러 기술이 나오면서 더 많은 프로그램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죠. 이와 동시에 어떤 기기에서나 웹에 접속할 수 있길 원하는 사용자들의 욕구는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테츠너 CEO는 창업 당시부터 웹 표준을 준수해 이용자가 어떠한 환경에서든 웹에 접속할 수 있는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하나의 웹(One Web)’을 주창해 왔다. 웹 접속의 욕구가 다양한 기기에서 이뤄짐에 따라 브라우저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본연의 기능 외에도 문서 작성·홈 네트워크 등 다양한 컴퓨팅 활동을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세계는 그가 말한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다. 사람들은 이제 모바일, 셋톱박스, 자동차 등 어디서나 웹사이트에 접속하길 원하고 있다. 브라우저들도 CSS, 벡터포인트 등의 개념이 들어오면서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수용하는 플랫폼으로 변모했다.

그는 이를 두고 “오페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페라는 브라우저 시장에선 아직 점유율이 낮지만 모바일 웹브라우저 싸움에선 1위인 강자다. 웹표준을 준수하는데다 데이터를 10분의 1로 압축해 전송하는 기술인 ‘오페라 터보’ 등에 힘입어 네트워크 속도가 느리거나 낮은 모바일 기기도 쉽게 웹에 접속할수 있게 해 준다. 오페라 소프트웨어의 기술력이 집적된 ‘오페라 미니’ 브라우저는 전 세계 3000만명이 사용 중이다.

테츠너 CEO는 “세계에 16억명의 데스크톱 이용자가 있다면 휴대폰 이용자는 45억명에 달한다”며 “PC 이외의 모바일 기기로 웹에 접속하길 원하는 거대한 미개척 시장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셈”이라면서 오페라의 성장성을 강조했다.

■쾌속의 ‘오페라 미니’로 한국 소비자들 파고든다

곧 한국 이용자들도 오페라를 접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이 이 같은 오페라의 장점을 인식해 손을 잡기로 했기 때문. 현재 예약판매 중인 T옴니아2(SCH-M710) 단말기를 시작으로 SK텔레콤 주요 스마트폰에 ‘오페라 미니’가 공식 모바일 웹브라우저로 탑재된다. 11월부터는 일반 휴대폰에도 제공될 예정이다.

오페라 미니는 통신속도 등이 빠르지 않은 환경에 최적화된 브라우저다.
성능 좋은 서버로부터 압축된 웹페이지 결과물을 다운받아 보여주는 클라이언트 역할을 한다. 이는 기존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직접 처리하는 것보다 속도가 빠르며 비용을 지불하고 다운로드해야 하는 데이터 용량도 훨씬 작다.


테츠너 CEO는 “인터넷 인프라가 국내 어디에나 깔려 있는 것은 아니다”며 “꽤 복잡하고 무거운 편인 국내 웹페이지에 익숙한 국내 이용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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