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한국대표게임 아이온 힘빠졌나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12.22 17:30

수정 2009.12.22 17:30



아이온의 북미·유럽시장 판매고가 급락했다. 출시 이후 나타나는 초기 동력 소진 현상으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다시 순위가 뒤졌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롱런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온라인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은 시장조사기관 NPD가 최근 발표한 ‘11월 PC게임 소매판매순위’에서 18위로 내려앉았다. 아이온은 지난 9월 판매고 1위를 기록한 뒤 10월에는 2위를 기록했지만 지난달에는 순위를 지키지 못하고 20위권 가까이로 밀려난 것. ‘경쟁작’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6위를 기록했다. 아이온은 북미·유럽시장에서 11월 말까지 110만장 이상의 패키지를 판매하는 등 크게 선전해 왔다.


온라인 판매도 둔화되고 있다. 출시 직후 북미 온라인쇼핑몰인 아마존닷컴에서 PC게임 카테고리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최근 패키지 제품을 40달러에서 20달러 선으로 내려 판매하는 할인행사에 힘입어 반짝 흥행에 성공했지만 이어지진 않고 있다.

이 같은 판매고 추이는 지난해 미씩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워해머 온라인’이나 노르웨이 펀컴의 ‘에이지 오브 코난’ 등이 출시됐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이들 게임도 출시 직후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했지만 이후 열기가 식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하는 내홍을 겪었다. 이에 반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2004년 출시 이후 지난 5년간 NPD 소매판매순위 10위권대를 유지해 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출시 직후 와우의 8분의 1 정도이던 접속시간이 현재는 11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이 온라인게임인 점을 고려하면 초기 이후 판매고가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아이온은 다른 경쟁게임과 달리 온라인게임이라 계속 정액요금이 들어오는 구조”라며 “12월 중순 북미·유럽시장 유료계정 수가 120만에 달하는 만큼 수익이 탄탄하게 들어오는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이르면 연내 러시아 지역 상용화에 이어 내년 게임 내 프로모션을 이어가며 동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차기작 수출이 본격화되면서 엔씨소프트 전체 매출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씨소프트의 향후 실적이 북미·유럽 이용자들이 아이온 구매 후 다시 계정을 추가 결제하는 ‘재결제율’에 달려 있다고 본다. 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2010년은 ‘블레이드 앤 소울’과 ‘길드워2’ 등 차기작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아이온이 확장팩으로 얼마나 관심을 유지하느냐가 문제”라며 “초반 재결제율인 70% 선 유지가 ‘흥행 롱런’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4분기 이후 중국시장 매출이 무너진 이상 북미·유럽시장의 매출 유지가 추후 주가를 좌우할 것이란 설명이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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