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흔들리는 검색판도…포털 3社 ‘품질경쟁’ 돌입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14 17:29

수정 2010.01.14 17:23

검색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네이트의 통합검색 점유율은 지난해 초 4%에서 12월에는 9.42%까지 치솟았다. 네이트 시맨틱 검색 도입이 지난해 9월 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개월 만에 130%가 넘는 급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같은 기간 다음의 점유율도 20%대로 뛰어올랐다. 반면 네이버는 지난해 초 70%에서 60% 중반대로 하락했다. 순위가 바뀌진 않았으나 정체됐던 포털 시장에 경쟁 국면이 다시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새해로 접어들면서 검색 부문 싸움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다음과 네이트는 올해도 치고 올라가겠다는 전략이고 네이버는 수성에 나섰다.

■다음 “30% 목표 정면승부”

‘추격자’인 다음은 올해 네이버와의 격차축소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어느 한쪽에 집중하기보다 전반적인 검색 퀄리티 향상에 신경 쓰면서 혁신적인 서비스 도입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다음은 예술·스포츠 등 생활밀착형 콘텐츠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기로 했다. ‘라이프 온 다음(Life On Daum)’이라는 슬로건처럼 부동산·영화·금융·공연 등 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잘 찾을 수 있도록 생활에 밀접한 키워드의 검색품질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것.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앤서(Smart Answer)’라고 이름 붙여진 즉답형 검색결과도 확대할 방침이다. 스마트 앤서는 검색 의도를 엔진 스스로 파악해 의도한 결과를 원클릭으로 보여 주는 서비스로 질의응답(Q&A)이나 블로그 등 다른 창을 열어야 하는 내용들을 최상단에 정리해 제시해 준다.

특히 다음은 ‘음성 검색’과 ‘바코드 검색’ 등 혁신적인 검색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최병엽 다음 검색본부장은 “스마트폰 기반 음성검색은 각 지명이나 빈번하게 검색되는 질의어에 한해 제공되며 향후 개인화 검색의 첨병으로 삼을 것”이라며 “바코드 검색은 물품의 바코드를 사진으로 인식하면 이를 자동으로 검색해 최저가와 가까운 판매장소 등을 보여 주는 식으로 코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인식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설명했다.

■네이트, “시맨틱으로 판 뒤집을 것”

네이트는 지난해 재미를 봤던 시맨틱 검색에 ‘올인’할 태세다. 시맨틱 검색이란 한 단어를 입력하면 그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 여러 검색결과를 도출해 주는 검색 기법을 뜻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원하는 곡명을 입력하면 해당 곡뿐 아니라 가수와 관련 앨범, 가사와 음반제작 스태프 등 관련 정보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식이다.

네이트는 올해 전체 통합검색을 이 같은 시맨틱 검색으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1월 중 시맨틱 검색에 음악 카테고리를 신설하는 것을 필두로 상반기 중 스포츠와 영화, 지역, 취미, 쇼핑 등 카테고리별로 이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SK컴즈는 시맨틱 검색이 새로운 수익모델과도 접목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쇼핑이다.

최영훈 검색본부장은 “시맨틱이 강점을 지닌 동영상과 이미지, 리뷰검색이 ‘쇼핑’에 접목되면 지금보다 정확하고 편하게 검색할 수 있다고 본다”며 약점이었던 쇼핑 섹션의 개편을 시사했다. 최 본부장은 “전체적인 시맨틱 통합이 이루어지는 시점은 상반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따라잡을 수 없는 제휴콘텐츠 DB 구축”

지키는 입장이 된 네이버는 올해 전체적인 검색품질 업그레이드뿐 아니라 제휴 콘텐츠를 늘려 검색 데이터베이스를 늘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용자들이 같은 단어를 찾더라도 각각 원하는 답이 다른 만큼 출처가 명확한 각 전문가 집단들의 콘텐츠를 끌어와 개개인이 원하는 내용을 찾아주겠다는 얘기다. 구매콘텐츠(Paid contents)를 사용한 큰 의미에서의 개인화 검색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국회도서관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화학·물리·의학 연구정보센터 등을 비롯해 지난해에만 140여개 단체와 콘텐츠 이용 상호 협약을 맺었다.

103만건의 학술논문 원문링크를 갖춘 ‘전문정보 서비스’ 등이 예다.
단순히 검색 데이터베이스(DB)의 양으로 경쟁하던 시대는 끝났다지만 전문성과 정확도 측면에서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다는 것이 수성의 변이다.

네이버는 향후 서울대학교 권영민 교수가 1895년부터 1994년까지의 한국현대문학작품을 총망라한 ‘한국현대문학대사전’을 추가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 데이터베이스 생성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성숙 NHN 검색관리센터장은 “올해 목표로 한 개인화 검색은 1대 1 개인화보다 검색 소비자들을 카테고리화해 분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처럼 분화된 이용자들의 질의에 답하기 위해서는 출처가 분명한 신뢰도 높은 콘텐츠의 데이터베이스화가 기본 전제”라고 설명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