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잠못드는 통신업계 임원들 “틀 깬 먹을거리 찾아라”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17 17:23

수정 2010.01.17 17:23



KT, SK텔레콤, 통합 LG텔레콤 같은 거대 통신업계에서 요즘 제일 잘 나가는(?) 고위 임원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과거 20년 동안 해 왔던 통신사업을 깨고 다른 영역에서 먹을거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이 어깨를 누르고 있어서다.

이석채 KT 회장의 유·무선 컨버전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의 산업생산성증대(IPE), 이상철 통합 LG텔레콤 부회장의 탈 통신. 모두 기존 사업의 틀을 깨야 통신업체가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최근 통신업계에서 제일 주목받는 임원은 바로 ‘틀을 깨는’ 최전선에 있는 주인공들이다. 최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IPE 본부장이 잠도 안 온다고 하소연하더라”고 새 사업을 맡은 임원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정 사장은 “사실 잠잘 시간도 없어야 한다.
올해는 무조건 IPE의 사례를 만들고 성공 가능성을 보여 줘야 한다”고 새 먹을거리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KT의 컨버전스 사업을 담당하는 한 임원은 “차를 타고 이동할 때나 식사를 하는 식당에서도 통신과 연결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새 사업거리가 없을지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된다”고 일상에서 느끼는 중압감을 털어놨다.

통합 LG텔레콤의 담당 임원은 “올해 20가지 탈 통신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전 지구를 뒤져야 숙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통신 3사의 새 사업을 맡은 임원들은 최고경영자(CEO)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인력은 물론 자금까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는 권한을 받고 있다. 그러나 큰 권한이 바로 책임의 무게로 돌아온다는 것이 이 임원들의 하소연이다.


통신산업은 지난 20년 동안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강국을 떠받치는 인프라를 만들었고 산업 규모도 40조원에 달할 만큼 키워 냈다. 그러나 성장을 이어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지 못하면 지금부터는 후퇴의 길을 걸어야 하는 성장의 끝자리에 서 있는 게 현실이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도 밤잠을 설치며 고민을 거듭하는 이들의 어깨에 국내 IT 산업의 앞날이 달려 있는 셈이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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