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애플 ‘태블릿PC’출시,콘텐츠 시장 들썩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1.27 22:13

수정 2010.01.27 22:13

# 모바일 비즈니스 회사를 운영 중인 강모씨(31)는 28일 새벽까지 뜬 눈으로 지새웠다. 애플이 선보일 '태블릿PC'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는 태블릿PC가 출시되는 대로 미국의 지인을 통해 태블릿 PC를 받아 직접 사용해 볼 계획이다. 강씨는 "가능하면 빨리 직접 애플의 태블릿PC를 만져보고 싶다"고 말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지금까지 선보인 제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던 애플의 태블릿PC가 27일(현지시간)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애플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전시장인 예르바부웨이센터에서 태블릿PC를 전격 공개했다.


태블릿PC란 손가락이나 펜으로 스크린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는 소형 PC다. 간편한 조작과 높은 휴대성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이즈는 스마트폰보다는 크고 넷북보다는 작다.

■콘텐츠 시장 '폭풍' 예고

애플의 태블릿PC 출시는 콘텐츠 시장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변혁의 방향은 콘텐츠의 유료화와 그에 따른 콘텐츠 시장의 양적·질적 팽창으로 요약할 수 있다.

로아그룹의 윤정호 수석연구원은 "전통 신문사와 방송사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애플이 이에 대한 해답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신문·방송은 애플에 유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유료로 콘텐츠를 즐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슷한 상황은 한국에서도 일어날 것이다. 어려움에 처한 국내 언론사들도 유사 논의를 거쳐 콘텐츠 유료화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애플은 뉴욕타임스, CBS, ABC방송, 뉴스코퍼레이션 등과 콘텐츠 유료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콘텐츠를 유료화하겠다'는 의지를 언론을 통해 수차례 피력한 바 있다.

콘텐츠의 유료화는 그동안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 온 신문과 출판 등 미디어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질 높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해 결국 콘텐츠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태블릿PC는 넓은 화면의 구석구석을 활용해 광고를 하거나 웹에 항상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이용해 보다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PC가 나오면 스마트폰이 제공치 못했던 서비스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중론도 제기된다. 아이폰의 성공이 소프트웨어인 애플리케이션의 우수성 때문이었다면,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태블릿PC 출시만을 두고 변화를 전망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

시장조사업체 IDC 장순열 수석연구원은 "아이폰으로 성공한 애플이 태블릿PC에 진출하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태블릿PC는 예전부터 있어 왔던 제품이다. 향후 성패는 애플리케이션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어떤 변화

우선 애플이 선보인 태블릿PC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날 곳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교과서 부문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IT시장조사업체 KRG 김창훈 이사는 "한국을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은 교육 분야다. 애플의 태블릿PC가 한국에서 정착할 첫 분야는 디지털교과서일 것"이라며 "동영상, 사진보기, 쓰기가 가능한 태블릿PC는 교실 형태를 크게 바꿔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서책형 교과서 외에 CD로 된 전자 교과서를 내년부터 초·중·고교생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플의 태블릿PC는 25.4㎝(10인치)의 '멀티 터치' 화면과 제 3세대 이동통신망, 무선랜(와이파이)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 또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가 결합돼 언제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동영상, 신문, 잡지 등)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앞서 딜로이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올 한 해 동안 1000만대 이상의 태블릿PC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hong@fnnews.com 홍석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