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안승권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장(사장)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스마트폰 OS에 대한 여러 움직임이 있지만 현재의 모바일 생태환경에서는 아이폰, 안드로이드, 윈도 폰 7 외에는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직접 스마트폰 OS경쟁에 뛰어들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삼성전자가 독자 OS ‘바다’를 선보이며 OS경쟁에 가세한 것과는 상반된 전략으로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휴대폰 업체 간 분명한 전략차이를 드러낸 것.
안 사장은 “9∼10월쯤이면 ‘윈도 폰 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똑같은 OS를 쓰더라도 사용자에게는 다른 스마트폰들과 차별화된 특색을 보여주기 위해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발표한 대로 MS와 깊은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OS의 기본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 확보했고 마케팅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LG전자는 OS시장 주도권을 놓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협력을 통해 LG전자만의 차별화된 스마트폰을 만드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이 이렇게 빠를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대응이 늦은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그동안 휴대폰 시장에서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을 해 점점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소비자의 변화에 대응이 늦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달 말 국내에 첫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이며 시장 변화에 본격 대응하겠다”는 새로운 각오도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국내 10여종을 비롯해 전 세계에 20여종의 스마트폰을 쏟아내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일반 휴대폰과 비슷한 10%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지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MWC에 대형 전시관을 마련하지 않았다. 그동안 매년 대형 전시관을 마련하고 휴대폰의 디자인·기능 경쟁을 주도했지만 올해는 해외 통신사업자나 MS, 구글 등 협력업체들과 긴밀히 상담할 수 있는 상담부스를 차려놓고 사업 협의에 집중하는 실속형 전략을 펴고 있다.
/cafe9@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