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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인맥관리법 SNS가 뜬다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07 18:08

수정 2010.03.07 18:08

독특한 온라인 인맥관리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들이 앞다퉈 문을 열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만 5∼6개의 서비스가 새로 간판을 달았다.

개인이 아닌 '단체'를 대상으로 한 카페 서비스나 채팅 도중 아이디만 누르면 상대방과 바로 전화를 연결할 수 있는 워키토키 서비스 같은 차별화된 아이디어들이 가득하다. 다만 수익모델이 빈약하다는 약점은 여전하다.

■'만개'하는 SNS…지난해부터 우후죽순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위랩은 실시간 그룹형 커뮤니티 서비스인 '카카오 아지트(www.kakao.com)'의 공개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최근 유행하는 트위터와 같은 개인 대상의 '마이크로블로그'가 아니라 그룹의 소통을 목적으로 한 '마이크로카페' 서비스다.


그룹이 자주 연락하는 모임을 만들고자 한다면 아지트를 개설하고 친구들을 e메일과 메신저, 휴대폰SMS 등으로 초대하면 된다. 실시간으로 사진이나 동영상, 음악파일 등을 공유하며 대화할 수 있다. 이 내용은 검색엔진으로 찾아내지 못한다.

아이위랩 이제범 대표는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가 개인이 세상과 소통하는 서비스라면 카카오 아지트는 모바일과 웹을 연동해 그룹이 소통하는 마이크로카페"라며 "한국인들은 서양인들과 달리 '우리'라는 울타리를 만들기 좋아하는 점에 착안해 끼리끼리 뭉치는 문화적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아이디 하나로 자신의 마이크로블로그는 물론 문자·전화가 가능한 서비스도 있다. 모바일 게임업체인 세중게임즈가 내놓은 '토그(http://tog.kr)' 얘기다. 지난달 9일 300명 대상의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토그는 마이크로블로그 '토그미'와 실시간 대화 채널인 '토그광장'으로 이뤄졌다.

특히 토그의 '워키토키' 기능은 상대방의 아이디만 클릭하면 발신자와 수신자의 휴대폰을 서로 연결해 줘 서로의 전화번호 노출 없이 부담 없이 통화할 수 있는 독특한 서비스다.

포털사이트 다음도 최근 10대 타깃의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 '요즘(yozm)'을 정식 오픈했다. '요즘' 가입자가 다음 카페나 블로그 등에 글을 올리면 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글을 올린 카페와 블로그 주소가 자동으로 지인들에게 전달되는 특징이 있다.

이통 3사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도 블로깅이 가능하다. 선발주자인 NHN의 미투데이는 최근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누리엔소프트도 웹 SNS인 '스푼닷컴(sfoon.com)'의 베타 서비스를 지난해 11월 시작했다. 스푼닷컴은 국내 이용자들이 많이 쓰는 트위터나 미투데이, 사진 공유 서비스인 야후 플리커(flickr)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자신의 계정에서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게 해 준다.

지난해 오픈한 스타플(www.starpl.com)도 웹에 흩어져 있는 여러 개인 블로그의 발행된 글은 물론 일상과 생각, 프로필 등 모든 정보를 시간 순서대로 담을 수 있다.

■왜 SNS일까

SNS가 뜨는 건 우리나라에서 1999년 싸이월드가 문을 연 지 10년 만이다. 지금 다시 뜨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로 SNS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는 점이 큰 요인이다.

이미 아이폰 이용자가 40만을 넘었고 옴니아 등의 국산 스마트폰도 저변을 넓혀 가고 있는 가운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SNS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또 해외에서 스마트폰 환경을 기반으로 SNS와 모바일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는 것을 지켜봐 온 개발업체들이 국내에서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무더기로 뛰어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투데이를 총괄하는 NHN 박수만 부장은 "게임이나 검색 등 강점을 가진 업체들이 소셜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를 해보고 싶었으나 아직 강력한 SNS사업자가 없는 만큼 직접 운영을 시도하는 측면도 있다"며 "4∼5년 후엔 모바일 SNS와 마이크로블로그 등 최근의 SNS들이 휴대폰 문자와 e메일, 블로그 등 주변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게 될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시장이 유무선 연동에 적합한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이용자들이 점점 정보의 소비와 생산에 드는 시간이 적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김영을 오픈플랫폼팀장은 "회사에서 퇴근해 홈페이지에 사진을 업로드하고 블로그에 긴 글을 쓰기보다 분절성 있는 사회가 되면서 시시각각으로 생산하기 편한 SNS가 각광받고 있다"며 "지금까지 검색과 카페, e메일 등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으던 네이버와 다음 등도 자주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해짐에 따라 코스트가 낮은 SNS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5년 후까지 생존'은 여전히 고민

물론 신생 SNS들도 저마다 생각하는 수익 모델이 있다. 토그는 음성 게시물 등록이나 통화, 멀티미디어메시지(MMS) 등에 화폐인 '연필심'을 쓴다. 운영업체인 세중게임즈가 별정통신사업체인 만큼 비용을 저렴하게 해 3월 말 유료화할 예정이다. 35∼49세 직장인과 사업자를 위한 인맥 구축용 네트워크를 내놓은 링크드인은 구인·구직 중개료를 수익으로 삼고 있다.

아이위랩 이제범 대표는 "카카오아지트의 그룹들이 사용하는 기능에 프리미엄 서비스 방식을 도입해 파일을 공유하는 속도를 높여 주거나 보안 암호화를 적용해 주는 등의 아이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용자 수를 끌어모으기까지의 기간이다. 트위터는 최근의 붐을 타기까지 4년을 기다렸다.
그러나 별다른 수익 없이 그만한 기간을 국내에서 버텨 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벤처 캐피털도 4년을 기다려 주기란 쉽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군이 크지 않으면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많은 이용자들이 이미 싸이월드에 몰입돼 있는 만큼 이들을 빼앗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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