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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바람 중심엔 ‘女風’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11 17:34

수정 2010.04.11 17:34

‘여성들은 복잡한 기기나 콘텐츠를 싫어한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이런 편견은 더 이상 안 통하게 됐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생활밀착형 콘텐츠나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여성들이 콘텐츠나 소프트웨어(SW)를 직접 개발하거나 자신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 이용하는 ‘프로슈머’(생산·소비 역할을 동시에 하는 참여형 소비자)로 변하고 있는 것. 여성의 진보는 우선 스마트폰용 콘텐츠 제공자역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관련 교육과정 수강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

11일 SK텔레콤의 모바일 개발·기획자 교육센터 ‘T아카데미’에 따르면 이 과정 수강생 중 여성 비율은 30%를 넘는다. 특히 최근 개방형 운영체제(OS)로 각광받고 있는 안드로이드 관련 개발자 과정의 여성 수강생 비율은 50%에 육박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개방형 장터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면서 ‘킬러콘텐츠’(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콘텐츠) 발굴·개발에 자신감을 갖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T아카데미에서 모바일 개발자 과정을 듣고 있는 주부 개발자 이모씨(38)는 “스마트폰용 콘텐츠 개발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유리하다”고 단언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실제 생활 속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꼼꼼하게 개발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필수적으로 설치해 이용하는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은 대중교통정보, 음식점·커피숍 등 위치찾기, 지도, 채팅, 사진보정과 같이 실생활에 밀착된 것들이다. 이동통신업체들도 콘텐츠 패러다임이 과거 게임, 음악, 영상, 만화 등에서 생활·감성형 중심으로 바뀌면서 관련 응용프로그램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소비자로서 여성의 위상도 전에 없이 향상되고 있다. 감성적인 사용자환경(UI)을 가진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여성들이 스마트폰·애플리케이션 소비자로서 급격히 대두되고 있다.

KT에 따르면 최근 50만명을 넘어선 국내 아이폰 이용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32%에 이른다. 비중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게 KT측 설명이다.
SK텔레콤의 스마트폰 가입자 중 여성 비율도 지난해 10월 14%에서 이달 현재 30%까지 수직 상승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입과 콘텐츠 소비 동향을 봤을 때 여성들이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모바일 프로슈머 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모바일 콘텐츠 전문기업 컴투스 관계자는 “개발자는 여전히 남성이 많지만 디자인을 비롯해 기획, 프로그래밍 등에 여성을 보강해 감성적인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며 “현재 270여명의 직원 중 여성 비율이 30%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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