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기사보다 빠르다.. 트위터로 간 ‘특종’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26 18:30

수정 2010.04.26 18:30

#지난해 7월 7일 오후 7시. 본지 기자의 트위터에 예사롭지 않은 메시지가 수십건 올라왔다. ‘XX홈페이지가 접속이 안된다’는 등의 내용이 트위터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이와 유사한 종류의 홈페이지 마비 신고 사례도 폭주했다. 트위터 내용 중에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이 의심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상하게 여긴 기자는 확인과정을 거쳐 업계 최초로 7월 7일 디도스 공격 기사를 작성해 오후 9시30분께 출고했다. 이후 이 기사는 ‘7·7디도스 공격 최초보도’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지난달 16일 KT강태진 전무가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로 옮긴다는 내용도 트위터에서 처음 자료가 나왔다. 모 기자의 트위터에 KT 강태진 전무의 이직 소식이 올라왔고 해당 기자는 바로 인터넷을 검색했다. 기사화된 곳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해당 기자는 데스크에 보고했다. 다음날인 17일 대다수의 언론은 강 전무의 이직 소식을 큼지막하게 다뤘다.

지난해 10월 말 발생한 서울 강남 파이낸스센터 지하1층 화재도 기사보다 트위터가 빨랐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오전 11시20분께 ‘강남 파이낸스빌딩화재 경보로 대피 중, 지하 2층에 화재’라는 글을 썼고 이후 30분 후인 11시55분께 한 케이블 채널을 통해 화재 상황이 보도됐다.

‘아이폰 50만대 돌파’ 사실 역시 트위터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KT는 지난달 31일 오후 8시50분께 ‘올레케이티(Ollehkt)’를 통해 3월 마지막날 아이폰 판매 대수가 50만대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KT는 다음날인 4월 1일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4월 2일 각 매체는 관련기사를 지면에서 다뤘다. 따지고 보면 기사보다 트위터가 하루 이상 빨랐던 것.

트위터를 통한 특종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는 지난해 6월 이란 민병대가 쏜 총탄에 이란여성 ‘네다’가 사망한 사건, 지난해 1월 미국 US에어웨이의 비행기가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한 사건은 기사보다 트위터가 관련 소식을 먼저 알린 사례다.

트위터 사용이 확산되면서 각종 특종의 보물창고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가 특종을 생산하고 이를 토대로 기사가 작성되는가 하면 언론사의 특종이 트위터를 타고 빠르게 전파되기도 한다. 트위터가 소통과 혁신의 장이 되고 있는 것.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짧은 글로 소통하는 온라인 인맥구축서비스(SNS)다.

국내 트위터 사용자는 4월 중순 기준 35만명. 업계는 현재 120만명 수준인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올해 말까지 300만∼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울러 트위터 사용자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기자들 사이에선 ‘트위터를 안보면 특종 놓치기 일쑤’라는 자조섞인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언론사가 조직적으로 대응을 한다고 하더라도 수십만명의 ‘집단 지성’을 당해내긴 어려운 것.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유포되는 부작용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잘못된 돼지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정보, 사망설이 알려진 배우 패트릭 스웨이지 등으로 때아닌 곤욕을 치른 것 들이 그 예다.

/hong@fnnews.com 홍석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