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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한국판 타임워너..글로벌 미디어그룹 꿈꾼다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1.16 22:15

수정 2010.11.16 22:15

아시아 최고 문화콘텐츠그룹을 꿈꾸는 CJ그룹이 흩어져 있던 미디어·콘텐츠 회사 6개를 통합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멀티미디어그룹으로 변신했다.

CJ그룹은 16일 CJ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온미디어, 엠넷미디어, CJ인터넷, 오미디어홀딩스 등 6개 계열사를 통합해 종합콘텐츠회사 CJ E&M(가칭)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통합법인의 지주회사 격인 오미디어홀딩스를 제외하고 나머지 5개사의 지난해 합계 연매출은 7357억원에 달한다. CJ그룹은 여기에 5개사의 계열사 및 방송채널사업 운영회사들의 실적까지 더하면 연매출이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CJ그룹의 6개사 합병으로 국내에서도 디즈니, 타임워나 같은 글로벌 미디어그룹과 정면 경쟁할 수 있는 대형 미디어그룹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올 연말 종합편성채널(종편)사업자 탄생 이후 본격화될 미디어 빅뱅 시대에 국산 콘텐츠가 좁은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 공략의 초석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위한 ‘몸 만들기’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번 6개 법인 통합작업은 전격적으로 기밀리에 추진된 사안이었다”며 “‘오직 하나(온리 원)’라는 경영철학을 견지하고 있는 그룹 차원에서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규모를 키워 해외로 적극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게 이번 6개 법인 통합”이라고 풀이했다.

국내 어떤 기업보다 콘텐츠와 미디어 분야 투자에 적극적이던 CJ는 이번 자회사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콘텐츠 제작과 투자, 세계시장 공급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 그동안 CJ미디어는 엠넷미디어와 함께 중국·일본·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해외사업을 벌여 왔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글로벌 미디어그룹들의 경쟁 대열에는 정면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CJ미디어 관계자는 “국내 단일기업 규모로는 세계 콘텐츠 경쟁시장에 참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국내에서도 콘텐츠기업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제도와 시장 기반을 갖춰야 하는데 이번 CJ의 6개사 합병이 제도적 변화와 시장 기반을 이끌어내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J E&M은 영화, 방송, 음악, 게임 등의 콘텐츠를 포괄할 수 있게 돼 스마트TV의 등장과 방송·통신 융합의 세계적인 조류 속에서 글로벌 미디어기업들과 맞붙어 볼 수 있는 역량을 갖춰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몸집 키워 대규모 투자기반 확보

방송통신위원회의 2009년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 공표집을 보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조2720억원, 6486억원, 5376억원이었다. 새로 출범하는 CJ E&M이 매출 규모만 보면 지상파 방송사들을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인 것.

CJ그룹 최일선에서 방송콘텐츠 사업을 이끌어왔던 CJ미디어는 올해 CJ오쇼핑의 온미디어 인수로 방송콘텐츠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면서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엔 미흡하다고 스스로 평가해 왔다.


국내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방송콘텐츠 영향력이 워낙 확고한 데다 CJ미디어와 온미디어를 합친 매출 규모 역시 지상파 방송 3사에 비해 턱없이 작았기 때문. 방송법에 의해 CJ그룹 미디어회사들의 매출이 국내 방송프로그램 공급업체(PP) 매출액 합계 30%를 넘을 수 없기 때문에 투자에도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었다.

이번 자회사 합병으로 CJ는 지상파 방송사에 버금가는 덩치를 확보한 것은 물론 내년 신규 종편 사업자 등장으로 본격화될 미디어 본격 경쟁 시대를 대비해 CJ그룹은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CJ 계열사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콘텐츠 자회사들의 합병으로 규모를 확보하면서 외부 투자 유치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지위도 현격히 높아질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콘텐츠 글로벌화가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afe9@fnnews.com이구순 권해주 유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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