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느림보’ 태블릿PC 웹서핑 스트레스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09 09:48

수정 2011.01.10 09:48

회사원 김모씨(43)는 매일 아침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 역과 시청 역간을 출퇴근하면서 태블릿PC로 업무용 e메일을 살핀다. 30∼40분의 출퇴근길에 김씨가 정리하는 e메일은 대략 5개 정도. 김씨는 "태블릿PC가 새로운 멀티미디어 세상을 열어갈 것처럼 얘기하지만 인터넷 화면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3세대(3G)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인터넷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3G 태블릿PC 이용자들의 속도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동하면서 인터넷을 이용할 때 스마트폰보다 속도가 더 느리기 때문이다.

9일 인터넷 포털업체들에 PC로 접속할 때 포털사이트 첫 화면은 500∼1500킬로바이트(KB)의 용량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사진과 플래시 효과가 용량을 잡아먹는 요인이다.


이 때문에 포털을 비롯해 쇼핑·게임업체, 언론사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곳들은 모바일 웹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작은 스마트폰 창에 최적화해 화면을 보여주고 사이트도 화면에 빨리 나타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

모바일 웹페이지의 용량은 30∼150KB에 불과하다. 많게는 PC 웹사이트 용량이 모바일 웹페이지보다 50배까지 많이 나간다.

포털업체 관계자는 "블로그, 커뮤니티, e메일, 만화 등도 모바일 웹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며 "사진이나 동영상이 많이 들어가는 블로그 등의 PC-모바일 웹페이지 용량 차이는 수백배까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의 실제 시험 결과를 보면 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똑같이 약 2Mbps(초당 250KB 전송) 속도로 데이터를 불러온다. 이 속도면 모바일 웹페이지는 1초만에 열리지만 PC용 웹페이지를 여는 데는 2∼6초가 걸린다.
2Mbps 속도도 고정된 장소에서 측정할 때 나오는 수치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선 속도가 한참 떨어질 수 있다.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웹페이지를 불러오게 돼 있는데 태블릿PC는 PC용 페이지를 불러오기 때문에 인터넷 속도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국내 웹사이트 기획·제작업체 한 임원은 "태블릿PC는 모바일 웹페이지를 불러오게 설정하면 빈 자리가 많이 생겨 엉성하다"며 "'스마트워크'와 함께 태블릿PC가 언제든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세상을 만들려면 이동통신망의 속도를 지금보다 더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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