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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모바일게임 ‘적정용량’ 공방

모바일 게임업체들간 신·구 경쟁이 뜨겁다. 적정 게임 용량이 20메가바이트(MB)냐 아니냐를 두고 치열한 시장경쟁을 펼치고 있다. 게임빌·컴투스 등 전통의 모바일 게임사들은 20MB 이하로 게임 용량을 줄여야 사업성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새로 모바일 게임에 뛰어든 오렌즈크루는 용량을 인위적으로 줄이지는 않겠다고 선언했다.

20MB는 3세대(3G)망을 통해 아이폰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의 최대 크기다. 온라인 게임업체도 모바일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용량 전쟁’의 결과가 다른 게임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빌이 최근 출시해 애플 앱스토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에어펭귄’의 게임 용량은 18.2MB다. 주어진 제시어를 그림으로 그려 다른 사람이 맞추는 온라인게임 ‘초크앤토크’의 게임 용량은 19.7MB다.

컴투스의 대표 게임 홈런배틀3D(19.2MB)와 10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한 ‘슬라이스 잇’(18.7MB) 역시 용량이 20MB를 넘지 않는다. 해외 모바일 게임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로비오사의 ‘앵그리버즈 리오’(13.1MB)와 ‘타이니 윙즈’(11.6MB) ‘프루트닌자’(17.1MB) ‘컷더로프’(19.8MB) 등은 모두 20MB를 넘지 않는다.

모바일 게임사들이 20MB 이하로 게임을 만드는 이유는 애플 아이폰에서 3G 망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최대 크기가 20MB기 때문이다. 아이폰에서 20MB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려면 무선랜(Wi-Fi)이나 유선 인터넷과 아이튠즈 동기화를 활용해 게임을 내려받아야 한다. 20MB는 일종의 ‘게임 용량 가이드 라인’인 셈이다.

그러나 새로 모바일 게임 사업에 뛰어든 오렌지크루는 게임 용량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게임 용량이 다소 크더라도 재미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오렌지크루 박영목 대표이사는 “게임 용량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다. 게임의 질에 신경을 쓰겠다”며 “20MB 기준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무선랜이 도처에 설치돼 있다. 20MB 용량 제한 때문에 게임 완성도를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렌지크루는 NHN이 올해 1월 200억원을 출자해 만든 신생 모바일 게임사다.

이에 대해 모바일 게임사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컴투스 강희원 팀장은 “비즈니스를 한번 해보면 (게임 용량을) 신경 쓰게 될 것이다. 3G 망에서 게임을 내려받을 수 있는 것은 매우 큰 이점”이라며 “PC기반 게임과 모바일 게임은 그 특성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다른 모바일 게임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은 수십 기가가 돼도 상관 없지만 모바일 게임은 다르다. 용량이 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NHN뿐 아니라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CJ E&M 게임즈 등도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게임 개발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이번 ‘용량 전쟁’의 결과가 다른 온라인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