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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1’의 비밀 아세요?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24 17:50

수정 2014.11.06 20:36

“카카오톡에 소송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에요.”

최근 사석에서 만난 A씨(31·여)는 카카오톡 때문에 만난 지 며칠 안 된 소개팅남과 헤어지게 된 사연을 털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A씨는 “내가 몰랐던 것이라 부끄럽기도 하지만 어찌 됐든 지금 심정은 그렇네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가 몰랐던 것은 무엇일까. 바로 카카오톡의 수신확인 기능이다. 카카오톡에는 상대가 나의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안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신확인 기능이 있다. 메시지를 보내면 자신이 보낸 메시지 창의 왼편에 녹색의 작은 숫자가 표시된다.

예를 들어 3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면 처음 숫자는 3이 표시되고, 이후 자신의 메시지를 한 명이 확인하면 숫자는 2로, 두 명이 확인하면 숫자는 1로, 3명 모두 자신의 메시지를 확인했다면 숫자는 사라진다.
일대일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면 처음 숫자는 1이고, 상대가 내 메시지를 확인하면 숫자가 없어진다.

A씨의 짧은 연애기가 카카오톡 때문에 허무하게 끝난 원인은 A씨는 카카오톡에 수신확인 기능이 있는지 몰랐으나 소개팅남은 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메시지를 다음 날 아침에 확인했다고 둘러댔는데 남자분 목소리가 갑자기 가라앉는 거예요. 그러면서 전화를 서둘러 끊으려 하기에 ‘내가 뭘 잘못했냐’고 했는데도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어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전화를 끊은 소개팅남은 A씨에게 “사소한 것에서도 이렇게 사람을 속이시는군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곤 그 후론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수소문을 했다. 소개팅남이 어떻게 내가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 메시지를 안 보냈다는 것을 저렇게 확신하느냐는 것. 그런데 주위 사람들은 이미 카카오톡의 수신확인 기능을 알고 있었다.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좋아하기만 했던 자신이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A씨는 “제가 메시지를 못 봤다고 둘러댄 것은 그쪽이 먼저 제 전화를 안 받았기 때문인데…한번 정돈 그럴 수 있는 것 아니에요?”라며 “괜찮은 분이었는데 카카오톡 때문에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렸네요”라며 아쉬워했다.

A씨와 비슷한 경우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톡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었지만 정확한 사용법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기존 휴대폰 문자메시지에서는 상대가 나의 메시지를 봤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카카오톡 박용후 이사는 “수신확인 기능 때문에 연인이나 친구끼리 싸웠다는 항의가 곧잘 온다”며 “수신확인 기능은 그룹 채팅을 위해 개발된 것인데 아직 모르는 이가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사진설명=사진 중앙, 노란 원 안에 표시된 숫자 '1'이 카카오톡의 수신확인 기능. 숫자가 사라지면 상대가 자신의 메시지를 확인했다는 것이며, 숫자가 계속 표시되고 있다면 상대가 아직 자신의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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