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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e메일 회원가입’ 셧다운제 시행 앞두고 ‘눈치’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08 16:45

수정 2014.11.06 19:36

게임업계가 셧다운제 시행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e메일 회원가입'이 자칫 셧다운제를 회피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으로 비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e메일 회원가입'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했지만 셧다운제 시행을 앞둔 예민한 시기에 'e메일 회원가입'으로 시스템을 새로 마련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빚을 수 있기도 하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자사의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의 회원가입 절차를 바꿨다. 주민등록 번호 대신 e메일로 본인 확인을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셧다운제를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셧다운제는 심야시각에 16세 미만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일률적으로 차단하는 제도로, 오는 10월 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처럼 e메일로 회원가입을 받을 경우 가입자 본인 나이 확인이 안 돼 사실상 셧다운제를 피할 수 있다.

게임업계는 e메일로 본인 확인을 하는 절차가 간편하고 해외에서도 다수 사용되고 있는 만큼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셧다운제 시행을 앞두고 있어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e메일 회원가입'이 당장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또 e메일로 회원가입을 하더라도 연령 등급이 있는 게임을 할 때는 현재도 나이 인증을 다시 밟아야 하기 때문에 셧다운제를 피하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 e메일 본인확인은 널리 사용되고 편의성도 인정받았다"며 "다만 셧다운제 시행을 앞둔 이 시점에 시스템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비용 부분도 게임업계가 e메일 회원가입 시스템으로 바꾸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오는 10월 셧다운제가 시행되려면 게임업체들은 시스템을 변환해야 한다. 16세 미만 청소년들이 자정 이후 접속을 하고 있을 경우 이를 강제 종료시키도록 시스템을 수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전에 e메일 회원가입을 가능케 하기 위해 시스템을 변환하면 시스템 변환에 중복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대형 게임업체들은 e메일 회원가입으로 시스템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넥슨은 "e메일 회원가입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네오위즈게임즈도 "도입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CJ 역시 E&M게임스 e메일 회원가입은 사업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업계의 몸사리기는 엔씨소프트가 e메일로 회원가입을 받는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셧다운제 무력화 시도'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e메일 회원가입 시스템은 이미 1년 전부터 준비돼오던 것"이라며 "셧다운제를 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회원 가입 절차를 단순화해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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